전망 좋고, 시원한 식당에서 칼칼한 부대찌개를 먹는다. 의정부시 금오동 금오식당
의정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미군부대, 부대찌개 뭐 이런 것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부대찌개의 원조가 어딘지는 모르지만 의정부 부대찌개는 송탄과 함께 원조격으로 대우받는 전통적인 음식일 것이다. 사실 국적없는 찌개가 바로 부대찌개인데 이름부터 내용물까지 한국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어떤 음식보다 더 한국적인 국물로 부대찌개를 손꼽는다.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햄과 소시지가 들어간 전통찌개라... 시작은 어떻게 된 것인지 몰라도 아무튼 우리는 요즘 점심 메뉴로 부대찌개를 정말 많이 먹는 것 같다.
물론 부대찌개의 성지는 의정부 시내에 있는 부대찌개 골목이다. 하지만 워낙 의정부라는 도시 자체가 부대찌개에 익숙한 곳이다 보니 여기 저기 부대찌개 맛집들이 꽤나 많다. 이날 우리가 간 집은 금오식당이라는 곳이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 식당은 금오동에 있다. 과거 아마 이 부근에 미군부대가 있었던 것 같다. 유류창 비슷한 부대가 있었다. 하지만 부대는 이전하고 북부 경찰서 같은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변화가 온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간 식당의 메뉴는 전통적인 바로 그 부대찌개다. 그것도 홀이 2층에 있어 마치 분위기 좋은 카페처럼 주변의 풍경이 한 눈에 들어 오는 뷰가 훌륭한 식당이다.
부대찌개 골목에 있는 식당들이 대개 밑반찬이 별로 나오지 않는 것과 달리 여기는 물김치와 밑반찬이 그래도 어느 정도 나오는 편이다. 시원한 분위기의 식당에서 깨끗한 날씨를 감상하며 먹는 부대찌개는 또 다른 힐링이다. 라면사리를 함께 주문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치찌개나 부대찌개에 라면사리를 넣지 않으면 정말 심각하게 뭔가가 빠진 기분이 든다. 궁합이라는 말이 이래서 나온 것이리라. 어느 정도 끓여 나오는 찌개는 다른 집들과 달리 손님상에서 빨리 먹을 수 있게 해준다. 밥도 넉넉하게 퍼준다. 반찬과 밥 양에서 주인장의 넉넉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러고보니 찌개 안에 들어간 소시지의 양도 좀 더 많아 보인다. 김치도 그렇고, 다른 야채도 그렇다. 원조 부대찌개라 하는 집들보다는 확실히 푸짐했다. 보글 보글 라면이 끓으면 이젠 정말 먹어도 되는 타이밍이다. 한 젖가락 먹어보니 꽤나 칼칼했다. 이런 맛도 다른 집들과는 차별화된 것이다. 김치가 매운 것일까? 국물이 특별히 맵게 보이지 않는데 먹다보니 상당히 매운 수준이었다. 맵질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 되는 집이다. 물론 매운 것에 강한 사람들이라면 맛난 집이라 느낄 것이다. 칼칼한 국물과 라면과 흰쌀밥은 정말 잘 맞는 하모니다. 이런 조합을 싫어하는 한국인이 있을까?
밥을 먹지 않고 찌개의 내용물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뭐가 많이 들었다. 가격은 같지만 내용물이 많다면 가성비가 좋은 집이란 소리다. 전망좋고, 가성비 좋고, 맛도 이 정도면 원조와 비교하여 손색이 없으니 이날의 선택은 성공적이라 하겠다. 사실 처음엔 의정부 시내에 있는 부대찌개 골목으로 갈까 하는 생각도 있었기에 하는 소리다. 이젠 웬만하면 의정부 부대찌개는 이집으로 올까 한다. 주차하기 편하고, 전망좋고, 맛도 괜찮고, 가격도 같으니 말이다. 만일 집이 가깝다면 저녁에 와서 술 한 잔 하고 싶은 생각도 간절했다. 사실 어떤 종류가 되었든 찌개안주처럼 한국적인 술안주도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