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천 변에서 자연스러운 듯 아름다운 봄의 전령 철쭉 꽃을 발견한 날!
요즘 포천천 변은 블루웨이 공사가 한창이다. 그냥 흘러가는 하천이 아니라 하나의 자원으로 포천천을 꾸미고 만들어 상징적인 곳으로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하겠다. 아무리 하잘 것 없어 보이는 것도 사람의 손이 닿으면 아무래도 뭔가 바뀌고, 좋아지는 법이다. 아직은 공사가 한창이지만 다 만들어진 후에는 우리 주변에 아름다운 작품이 하나 나오지 않을까 한다. 블루웨이 공사의 연장인지는 몰라도 운전을 하고 길을 가다가 너무나 자연스러운 꽃밭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곳은 바로 포천시 근로자복지관 앞에서 시청 쪽으로 가는 일종의 뚝방길인데 좁은 길이지만 평소 차들이 많이 왕래하는 길이다. 사실 지난 가을이나 겨울까지도 이 길목에 볼거리가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한적이 없었다. 그냥 늘 지나다니는 평범한 소로였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면서 봄의 전령이라 할 만한 철쭉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 꽃밭을 발견한 것이다. 평소 꽃을 좋아하는 성향도 아니고, 특별히 감상적인 성격도 아니지만 이것만은 그냥 지나치기 힘들었다.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알아보니 이날 감동받은 꽃은 우리나라가 원산지라는 철쭉 중에서도 대왕철쭉이란다.
진달래의 사촌인 철쭉은 독성이 있어 진달래와 달리 먹을 수는 없는 꽃이라 했다. 보기엔 참 예쁘고 좋은데 이 꽃잎으로는 꽃빵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별 생각없이 쓰는 철쭉이라는 표현은 이상하게도 중국어 표기라 한다. 우리나라가 원산지이고, 대부분의 철쭉들이 우리나라에 피어 있는데 왜 이름은 중국식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대왕철쭉은 관상수로 많이 파는 나무이기 때문에 정원에 주로 심는데 이렇게 주인도 없는 하천변에 흐드러지게 핀 것을 보면 분명 시청에서 갖다 심은 것이 맞는 것 같다.
누군가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보는 사람의 마음과 기분을 이렇게 좋게 만들 수 없다. 봄을 알리는 꽃들이 여럿 있지만 비교적 나중에 핀다는 철쭉을 보고 있노라니 그렇게나 심술을 부린 지난 추위도 이젠 진짜 없어진 것 같다. 꽃은 보기만 하라고 했는데 자꾸만 손이 가는 것을 겨우 참았다. 새로운 생명을 상징하는 싱그러운 꽃들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동안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계절과 관계없이 서로 싸우고 미워하지만 자연은 무심한 듯 그렇게 우리에게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의 그 번잡함을 잠시 내려 놓으라고 말이다. 그래야 행복하고, 평안하다고... 아마 포천천의 블루웨이 공사가 다 마무리 되면 사계절 이런 행복한 기분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