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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그렇게 먹고 싶었던 푸짐하고, 고소한 조개찜, 의정부시 민락동 조개반장

by jeff's spot story 2024. 3. 11.

포천에서 일하지만 민락동에 사는 친구들이 꽤 많다. 아마도 내 생각엔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더 많은 이들이 의정부로 나온 것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출 퇴근이 무리가 없다면 조금 먼 거리라도 얼마든지 다닐 수 있다. 문화적으로 보나 생활의 편리함을 보나 의정부는 포천과 비교가 안 되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나도 그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그 전엔 일 년에 한 두번 올까 말까 한 곳이 민락동이었는데, 이젠 한 달에도 몇 번을 찾아 가면서 여기서 회식을 즐기고 있으니 말이다. 


조개라면 사족을 못 쓰는 우리 부부와 동생네 부부가 함께 했다. 처음 계획은 굴찜을 먹는다는 것이었는데 불행히도 지금 굴찜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조개찜 역시 너무나 먹고 싶었던 음식이라 전혀 아쉽지 않았다. 사실 조개찜이 아무래도 굴찜 보다는 좀 고급스러운 것 아니겠는가? 민락동의 골목 안쪽에 있는 이집을 사람들이 잘도 알고 많이들 찾아 왔다. 조재를 우리처럼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것이다. 가만히 보면 조개는 찜도 구이도 모두 맛이 좋은데 이것을 파는 집이 많지는 않다. 과거 그렇게나 많았던 조개구이 집들이 다 어디로 간 것인지 모르겠다. 가끔은 정말 이 고소하고 바다향이 물씬 나는 조개찜이 너무나 먹고 싶은데 말이다. 


술 먹으러 오면서 몸에 좋으라고 홍삼을 챙겨 온 동생 덕에 오늘은 그래도 좀 몸을 보 하면서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홍삼을 소주에 타 마시면 더 많이 먹게 된다고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말하던 사람도 있긴 했다. 하지만 어쨌든 그 마음이 갸륵한 것 아닌가? 형님 몸 생각해 가면서 술을 마시라는 배려 말이다. 그렇게 우리의 조개 만찬은 시작되었다. 여긴 주로 조개가 메인으로 많이 나가는 것 같았다. 커다란 팬 위에 각종 조개와 굴, 숙주 등을 얹어서 아주 푸짐하게 한 상이 나왔다. 국물도 떠 먹을 수 있어서 저녁으로도 술 안주로도 제격이었다. 다만 국물이 좀 너무 짜다는 생각은 들었다. 조개 자체가 짠데 아마도 거기에 다시 뭔가 조미료 같은 것을 가미했는가 보다. 우리는 연신 물을 부어가면서 먹었다. 국물이 계속 졸아드니 짠 기운이 없어지질 않았다. 


정말 특이했던 것은 숙주를 엄청 올려 주었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식으로 찜 집에서는 주지 않는 아이템이었다. 나야 숙주를 워낙 좋아하니 관계없지만 과연 모든 사람이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잘 익어 부드럽고 아삭한 숙주에 조개를 놓고 고추냉이 간장을 조금 넣어 먹으면 그 맛이 정말 끝내줬다. 술잔을 들고 그대로 조개 먹고 술 마시고, 술 마시고 조개먹고를 무한 반복하고 싶은 그런 맛이었다. 양이 적지 않아 보였는데 정말 소주 2병 먹는 사이에 그 많던 조개들이 다 사라지고 말았다. 뭘 추가하여 넣느니 마느니 하다가 우린 그냥 칼국수만 넣어 먹기로 했다. 

 

이것도 좀 특이한 것이 칼국수를 다 익혀 나온다는 것이다. 손님상에서는 그냥 데워서 먹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문제는 짜다는 것! 칼국수를 넣어도 그 짠 맛이 중화되지 않았다. 그런데 동생은 그 국물이 맛나다고 연신 국자로 그 짠 국물을 퍼 먹었다. 이것도 개인의 차이인가? 암튼 우리는 가성비 좋은 조개찜을 아주 배부르게 잘 먹었다. 이런 저녁 시간은 참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즐겁고, 맛있고, 행복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