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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반가운 사람들과 함께 먹는 고소한 치킨과 맥주 한 잔은 언제나 즐겁다. 포천시 소흘읍 노랑통닭

by jeff's spot story 2024. 9. 30.

조금 이른 시간에 반가운 사람들과 만나기로 했다. 만나서 이야기 하다보면 분명 저녁을 먹어야 하니 미리 맛난 것을 먹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고소한 통닭에 시원한 생맥주 한 잔 이었다. 이른바 한국식 치맥의 전형인 메뉴다. 그런데 의외로 저녁을 앞둔 시간 미리 문을 연 통닭집이 별로 없었다. 배달을 하는 집들은 있지만 들어가 앉아서 먹을만한 곳이 없었던 것이다. 송우리 3단지 먹자골목 안에 통닭집이 10개는 넘게 있을텐데 아무리 그래도 문을 연 집이 하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만난 집이 바로 이곳 노랑통닭이었다. 

 

요즘 통닭은 거의 사람들이 집에서 배달로 먹는 모양이다. 노랑통닭처럼 실내 홀이 넓은 집도 별로 없었다. 서울이나 의정부에는 넓은 호프집에 사람이 가득한 모습을 자주 보았는데 아무래도 송우리는 확실히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가 보다. 조금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이 넓은 통닭집에서 오로지 종업원 한 사람이 주방이나 서빙을 다 하고 있었다. 있던 직원이 나간 것인지 엄청 바빠보였다. 그 와중에 요기요, 배민 이런 곳에서 배달 주문도 엄청 들어왔다. 확실히 요즘은 배달이 더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홀이 한가하니 앉아서 먹는 우리 같은 사람도 그런대로 괜찮았다. 

 

원래는 파닭치킨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이날따라 파채가 다 떨어졌단다. 미안하고 말하는 종업원에게 뭐라 할까? 가서 파를 사오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그래서 그냥 오리지널 후라이드와 양념 반반 치킨으로 주문했다. 이래도 나쁘지 않다. 시원한 맥주와 치킨이 있다면 뭐가 되었든 맛이 좋다. 노랑통닭의 특징은 치킨을 모두 조각을 내서 튀긴다는 것이다. 마치 순살치킨 처럼 말이다. 그래서 노랑통닭에서 닭을 먹으면 내가 어느 부위를 먹었는지 잘 모를 경우가 있다. 아무튼 갓 튀긴 통닭 냄새와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우리의 즐거운 만남이 시작되었다. 

 

하도 잘게 조각을 내 놓아서 과연 이게 한 마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조각이 많았다. 푸짐해 보이는 신기한 비주얼이다. 아무래도 이렇게 잘게 잘라 놓으면 튀김옷이 많이 들어가게 되니 튀김맛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안주로는 이만한 것이 없지 싶다. 배달 라이더들이 연신 들락거리는 부산스러운 가운데 우린 앉아서 고소한 튀김에 맥주를 제대로 즐겼다. 아직도 밖은 훤하고 왠지 낮술이라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나쁘지 않았다. 이상하게 노랑통닭에서는 이렇제 자주 낮술을 하게 된다. 이런 것도 특별한 인연이라면 인연이리라. 

 

그런데 치맥은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한 마리를 다 먹으면 금새 기름기에 질리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정말 마니아가 아니라면 후라이드 치킨을 몇 마리씩 먹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처음 한 입과 다음 한 입에서 한계효용이 엄청 줄어 드는 음식이다. 하지만 그 첫 한 입 때문에 우리는 자꾸 치맥을 먹게 된다. 만족도는 생맥주 두 잔 정도에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면 아주 충분하게 만족도를 느낄 수 있다. 다른 안주를 더 시켜서 먹을까 하다가 하도 혼자 일하는 사람이 안쓰러워 그냥 다른 곳으로 가기로 하고 장소를 이동했다. 그래도 치맥의 첫 입에서 느낀 만족감이 컸으니이날 만남은 성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