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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강하면서 부드럽고 진한 짬뽕 국물의 맛, 포천시 자작동 팔공짬뽕 & 수제 돈가스

by jeff's spot story 2024. 9. 29.

과거 6군단이 있었던 입구 근처에 제법 업력이 된 이집이 있다. 예전엔 완전짬뽕이란 이름으로 영업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팔공짬뽕이라는 상호를 쓰고 있다. 중국집이지만 짜장이 아니라 짬뽕을 전면에 내세운 집이라 하겠다. 사람들이 짜장과 짬뽕 사이에서 고민들을 많이 하니 우린 아예 짬뽕에 특화된 집이라는 사실을 선언하듯 상호에 넣은 것이리라. 그래도 막상 들어가 보면 짜장면이나 볶음밥을 먹는 손님들도 많다는 사실... 근처에서 무슨 행사가 있었는지 군복을 입은 손님들이 많았고,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겨우 자리 하나를 찾아 들어가 앉을 수 있었다. 

 

이집이 다른 중국집과 크게 다른 특이한 점은 바로 돈가스를 판다는 것이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조합이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있었다. 이상하지... 근처에 다른 돈가스 전문점도 있는데 왜 사람들은 중국집에까지 와서 돈가스를 주문해서 먹는 것일까? 이유야 먹어봐야 알겠지만 아무튼 손님의 절반 정도는 돈가스를 먹고 있었다. 그런데 아마도 돈가스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짜장면이나 짬뽕 보다는 오래 걸리는 모양이다. 돈가스 주문한 사람들은 모두 조금 더 기다려야 했다. 종업원이 연신 돈가스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는 손님보다 우리의 짬뽕이 먼저 나왔다. 이집의 시그니쳐 메뉴인 고기 짬뽕이다. 짬뽕에는 꼭 해물을 넣는 것이 상식이라는 점을 파격적으로 바꾼 메뉴라 하겠다. 고기가 듬뿍 들어간 칼칼한 짬뽕 국물은 마치 소고기 국밥을 먹는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했다. 중국집 짬뽕은 자극적인 맛이 없으면 매력이 사라지는 법! 다소 짜고 매워도 이 강렬한 맛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것이다. 적당히 잘 익은 면과 강렬한 짬뽕의 만남은 이미 시작부터 어느 정도 땀이 나고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래도 중국집에 왔으면 짜장면도 맛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는 간짜장을 주문했는데 말 그래도 갓볶은 갓만든 짜장면이 나왔다. 이래서 간짜장이 조금 더 비싸도 일반 짜장면보다 선호하는 사람이 많은 것 아닐까? 기름지고 역시나 짭짤하니 자극적인 간짜장도 중국집을 대표하는 메뉴이다. 이집 간짜장의 맛은 다소 자극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이런 혀를 때리는 맛이 또한 중국요리의 매력이다. 잘 볶은 야채들과 춘장의 향긋한 향이 먹기 전부터 식욕을 마구 자극했다. 간짜장에 들어간 양파는 모양이 그대로 유지된 채로 잘 볶아 주어야 제대로 맛이 나는 법이다. 

 

기름진 맛에 어울리는 달달한 양념은 어릴적 기억도 소환하는 친근한 것이다. 짜장면과 짬뽕 만으로는 채워지지 않은 약간의 부족분을 군만두를 먹으면서 달래기로 했다. 6개 나오는 군만두는 서브 메뉴의 대명사이다. 솔직히 군만두라는 이름보다는 튀긴 만두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보통 서비스로 나오는 군만두들은 안에 당면 외에 별 다른 내용물이 없지만 이집의 군만두는 그 자체로 속이 아주 꽉 차 있었다. 하긴 예전엔 중국집에서 군만두도 일종의 요리로 주문하여 먹곤 했다. 고량주와 정말 잘 어울리는 안주는 사실 군만두였던 것이다. 

 

짧은 점심시간 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많은 손님들 사이에 앉아 먹으니 어디 멀리 갔다 온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기름지고 열량도 높은 음식이지만 아마도 직장인들 사이에서 짜장면과 짬뽕은 언제나 선택의 순위에 들어 있는 음식일 것이다. 예전에 가게를 할 때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꼭 짜장면을 먹었다. 이날도 우리 외에 전국적으로 수백만 명이 짜장면과 짬뽕으로 오후에도 일할 수 있는 힘을 얻었을 것이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우리 음식같은 중국음식...참 신기한 일은 다 비슷할 것 같지만 짜장면의 맛도 가는데마다 모두 다르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