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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이런 맛이 베트남의 정통 쌀국수 맛이겠지... 진한 동남아의 향기, 포천시 포천동 하안 쌀국수

by jeff's spot story 2024. 10. 2.

얼마 전 포천시내에 새로 문을 연 베트남 쌀국수집이 있다. 이름은 '하안'이라는 곳이다. 원래 이 자리가 만두집이 있었던 곳이다. 한동안 그냥 문을 닫은채로 있었는데 어느날 공사를 마치고 베트남 쌀국수 집이 생긴 것이다. 포천에 많은 태국 사람들을 겨냥한 태국 식당은 자주 오픈하곤 했지만 포천에 정통 베트남 쌀국수 집이 생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송우리에는 몇 군데 있지만 말이다. 쌀국수 라는 아이템이 친근한 것 같지만 사실 우리가 평소가 잘 먹지 않는 음식이다. 국수라 하면 한국 사람들은 거의 밀로 만든 소면이나 중면을 먹는다. 아무튼 정통의 맛이 있다는 곳이라 찾아가 보았다. 

 

상호에서도 알 수 있듯 여긴 쌀국수 전문점이다. 당연히 메뉴에도 쌀국수가 메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국수의 가격은 모두 11,000원이다. 베트남 쌀국수는 국물이나 고명에 소고기가 들어가는데 여긴 그 고기를 한우로 했단다. 그래서일까 국수 가격치고는 좀 비싼 편이었다. 가장 노멀한 쌀국수와 분보라는 다소 매콤하다는 국수, 그리고 볶음밥과 우리식으로 하면 튀긴 만두라고 할까 춘권이라고 해야 할까 암튼 그것 비슷한 자요라는 것도 주문했다. 가게 안에는 손님이 세 팀정도 있었다. 베트남 쌀국수는 여성취향이라고 해야 할까? 손님 대부분이 여자들이었다. 

 

손님 테이블에는 베트남식의 소스들이 있었는데 열어보니 우리네 액젓같은 냄새가 나는 뭔가 삭힌 소스였다. 아마도 생선을 삭힌 액젓같은 맛이 소스인 것 같았다. 이런 소스를 국수에 넣어 먹으라는 말이겠지? 별 다른 설명이 없어 넣을지 말지 고민을 했다. 쌀국수는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온 바로 그 비주얼이었다. 그런데 고수가 미리 들어가 있었다. 하긴 동남아 음식에 고수 들어가는 거야 당연한 일인데 손님들이 직접 넣어 먹는 방식이 아니라 미리 넣어져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고수를 꺼리는 사람들에겐 불편한 일이다. 함께 나온 다소 매콤하다는 쌀국수에는 신기하게 선지가 들어 있었다. 

 

선지의 맛이 다를수가 없으니 우리가 평소 먹었던 선지해장국의 선지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베트남에서도 우리네 선지해장국 같은 선지요리가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된 음식이었다. 국물이 그렇게 크게 매운 편은 아니고 구수하다고 할까 정말 딱 청진동의 선지해장국을 먹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사람 먹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선지는 세계적으로 많은 곳에서 먹는 음식일 것이다. 국수는 역시나 쌀국수였는데 그동안 먹었던 것보다 식감이 더 부드럽고, 밀가루 같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었다. 쌀국수는 그냥 툭툭 끊어지는 다소 투박한 맛인데 말이다. 

 

문제는 볶음밥인데 글쎄 이걸 뭐라고 할까? 밥알이 날아다닌다고 해야할까? 원래 볶음밥의 식감이라는 것이 밥알이 모두 따로 돌아다니는 것은 맞는데 마치 우리 쌀이 아니라 베트남에서 가지온 월남쌀 같다고 할까? 잘은 모르겠지만 찰지고 윤기가 흐르는 쌀을 예상했다면 좀 다른 식감에 실망을 할 수도 있다. 예쁘게 만들어 놓은 계란으로 된 용기에 꽤나 많은 양의 볶음밥이 들어 있었다. 먹다 보니 밑에 기름이 상당이 많이 가라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웍으로 볶는 방식은 비슷할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다른 맛이 나지? 볶음밥은 중국집의 그것이 가장 익숙한데 말이다. 

 

가장 특이했던 것은 우리가 먹던 춘권처럼 생긴 자요가 차가웠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튀김 종류는 바로 만들어 뜨겁게 먹지 않던가? 한 입 물면서 뜨거울 것을 예상했다가 속이 차가워 좀 놀랐다. 이런 것도 베트남의 정통의 맛이겠지... 점심치고는 다소 과하게 먹었다. 이것 저것 먹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제일 입에 맞는 것은 익숙하게 먹어 온 베트남 정통 쌀국수였다. 이것도 익숙해져서 그런 것일까? 베트남의 이국적인 맛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을 한 번 찾아가 보라고 권하고 싶다. 하지만 한국식으로 만든 쌀국수가 좋다면 좀 생각이 다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