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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이야기

반복되는 위탁 포기, 결국 직영 전환…포천시 가족센터는 왜 민관협력에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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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가족센터 운영을 둘러싼 논란은 꽤 오랜 시간 지역사회에서 거론되어 왔다. 차의과학대학교가 수탁 운영을 반납한 데 이어 포천시종합사회복지관을 수탁 운영하는 대한사회복지회까지 운영을 포기하면서 현재는 포천시가 직접 운영하는 체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가족센터는 다문화가족, 한부모가족, 맞벌이가족, 돌봄 지원 등 가족정책의 핵심 거점기관으로 시민들과 가장 밀접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그러나 포천시 가족센터는 수년간 운영 주체가 잇따라 교체되면서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은 물론 민관협력 체계 자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위탁기관의 문제가 아닌 "민관 거버넌스 실패 사례"로 바라보고 있다.


포천시 가족센터는 한동안 차의과학대학교가 위탁 운영을 맡아왔다. 대학의 전문성과 연구 역량을 활용하여 보다 체계적인 가족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운영 과정에서 포천시와 위탁기관 간 업무 운영 및 관리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위탁 운영이 종료됐다.

이후 사회복지 분야 경험이 있는 대한사회복지회가 운영을 맡았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몇 달간 운영하던 사회복지법인 역시 담당 부서인 가족여성과와 의견 차이를 보이다 운영을 포기했다. 결국 현재 가족센터는 포천시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 체제로 전환됐다.

문제는 서로 다른 성격과 전문성을 가진 두 기관이 연속적으로 위탁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지역 복지 관계자들은 "특정 기관의 역량 부족만으로 보기 어렵다."며 "두 기관 모두 운영을 포기했다면 운영 시스템과 행정적 협력 구조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공공복지 분야에서 민간위탁은 이미 보편적인 운영 방식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예산과 행정 지원을 담당하고 민간 전문기관은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인 구조다. 그러나 이러한 민간위탁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와 역할 분담이 전제돼야 한다.

행정은 감독 권한을 행사하되 과도한 간섭을 지양해야 하고, 위탁기관은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거버넌스(governance)라고 부른다. 거버넌스는 단순한 관리·감독 관계가 아니라 공공과 민간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하는 체계를 의미한다.

하지만 포천시 가족센터 사례는 이러한 거버넌스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을 남긴다. 위탁기관이 두 차례나 연속으로 운영을 포기한 것에 대해 행정과 민간 사이의 협력 구조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위탁기관 교체는 단순한 명칭 변경으로 끝나지 않는다. 운영 주체가 바뀔 때마다 조직 재정비, 인력 재배치, 업무 인수인계, 프로그램 조정 등의 과정이 반복된다. 따라서 운영 주체 변경 과정에서는 인수인계와 조직 정비 등에 따른 행정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센터 직원들의 고용 안정성도 흔들릴 수 있으며 이용 시민들 역시 서비스 연속성 측면에서 불편을 겪게 된다. 특히 가족센터는 단기간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 관계 형성을 통해 상담과 사례관리를 수행하는 기관이다. 운영 체계가 자주 변경될 경우 서비스 품질 저하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지역사회에서는 "결국 행정과 민간이 갈등을 반복한 결과를 시민들이 떠안게 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직영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행정의 책임성이 높아지고 의사결정이 신속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복지 현장에서는 직영이 반드시 최선의 대안은 아니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민간기관이 가진 현장 경험과 전문성, 지역 네트워크, 사업 추진의 유연성은 공공조직이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자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국 다수의 가족센터와 복지기관들은 민간위탁 체계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포천시의 경우 복지 전문가들의 의견대로 직영 전환이 적극적인 정책 선택이라기보다 민관 협력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선택된 측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필요한 것은 직영 체제를 유지할 것인지, 다시 위탁 체계로 전환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만이 아니다. 왜 두 기관이 연이어 위탁을 포기하게 됐는지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행정의 과도한 개입이 있었는지, 위탁기관의 운영상 문제가 있었는지, 계약 구조나 소통 체계에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또한 시민들에게도 관련 경과와 원인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 복지기관은 행정의 소유물이 아니라 시민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포천시 가족센터 사례는 단순한 기관 운영 문제가 아니다. 지방자치 시대에 공공과 민간이 어떻게 협력해야 하는지, 그리고 행정은 어떤 방식으로 민간 전문기관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민간기관이 두 번이나 등을 돌리고 결국 직영 체제로 귀결된 현실은 결코 자랑할 만한 성과가 아니다.

지금 포천시에 필요한 것은 직영이라는 결과를 자평하는 것이 아니라, 왜 협력이 실패했는지를 냉정하게 성찰하는 일이다. 그것이야말로 같은 문제가 다른 복지기관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본지에서는 포천시와 관련 기관의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취재를 진행 중이며, 추가 입장이 확인되는 대로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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