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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소머리 국밥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먹게 된 맛난 낙지볶음, 문경시 문경읍 장터 한우소머리곰탕

by jeff's spot story 2025. 1. 26.

화도가는 고속도로로 이동하니 경북 문경까지 두 시간 밖에 안 걸렸다. 정말 좋아졌다. 운전을 덜 했다고는 하지만 아침부터 두 어시간 차 안에 앉아 오니 그래도 답답했다. 때도 되고 하여 출장장소로 바로 가지 않고, 근처 문경읍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문경은 충주와 바로 가까운 곳이지만 분명히 경상북도이다. 그래서 여기도 가는 곳마다 경상도 사투리가 들린다. 사투리라는 것이 참 신기하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다들 이런 말투를 사용하니 말이다. 처음 우리는 소머리 국밥을 먹으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식당 안에 들어가니 다른 옵션이 있었다. 

 

이곳의 이름은 장터소모리국밥이다. 식당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여긴 국밥을 주로 파는 곳이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니 손님 대부분이 낙지볶음밥을 먹고 있었다. 어라~ 국밥집에 낙지볶음이라... 그래서 우리도 계획을 수정하여 낙지볶음밥을 주문했다. 이상할 정도로 맛나 보이는 빨간 양념의 낙지볶음이 우리는 애타게 기다리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켰다. 메뉴판을 보니 낙지볶음이 가격도 가장 저렴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다는 것은 분명히 맛이 좋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잘 볶아진 낙지와 밥을 콩나물과 함께 비벼 먹는 방식이었다. 

 

고슬 고슬 잘 지어진 밥에 강렬한 빨간 양념이 자극적인 낙지볶음이 나왔다. 양배추도 넉넉하게 들어있고, 통깨가 솔솔 뿌려져 있는 정말 맛나 보이는 낙지볶음이 나왔다. 아주 매워 보였지만 막상 먹어보니 그렇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맵지는 않았다. CF에 나오는 말처럼 '맛있게 매웠다.' 맵질이기 때문에 아무런 양념도 하지 않고 데친 콩나물을 좀 과하다 할 정도로 많이 넣고 낙지볶음을 넣고 잘 비볐다. 이렇게 먹는 것이 여기 룰이라 하겠다. 옆에 있는 고추를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어찌나 맵던지... 역시 경상도의 강력한 맛이다. 

 

낙지가 어찌나 통통한지 거짓말 조금 보태 작은 문어인줄 알았다. 낙지의 식감이 좀 특이했는데 양념과 야채를 먼저 볶고, 살짝 데친 낙지를 나중에 넣고 살살 양념만 덧입힌 것 같은 그런 식감이었다. 양념과 낙지가 조금 따로 노는 느낌이지만 낙지의 부드러운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정말 맛이 좋았다. 이렇게 따로 볶으니 낙지는 낙지대로, 양념은 양념대로 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런 식으로 먹는 낙지볶음밥이 참 좋은데 요즘 이런 오리지널 낙지볶음을 파는 집이 포천에는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별것 아닌 거 같지만 함께 나온 석박지가 너무 시원하니 맛이 좋았다. 담백하다고 할까? 그런 식감이었다. 잘 익은 낙지와 담백한 콩나물과 고슬한 밥의 조화가 참 훌륭했다. 우린 말 그대로 정신없이 먹었다. 이렇게 혼을 빼고 먹을 정도로 소머리국밥 전문집의 낙지볶음의 맛이 좋았다. 아이러니하게도 말이다. 나중에 리뷰를 보니 여긴 이렇게 낙지를 먹는 손님이 더 많은 것 같다. 이런 손재주라면 분명 소머리국밥도 훌륭할 것이다. 언제 다시 문경에 오게 될지 몰라도 문경읍에 오면여긴 분명히 한 번 더 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