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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뭔가 특별한 점심을 먹고 싶을 때 생각나는 국물 불고기, 포천시 포천동 이화원가든

by jeff's spot story 2025. 1. 28.

포천시청 근처엔 정말 많은 식당들이 있다. 거의 대부분 공무원과 주변의 관공서 관계자들을 상대하는 곳들이다. 어느 집을 가든 아는 사람을 한 두 사람은 만나게 되고, 익숙한 맛과 풍경이 연출된다. 우리도 어느덧 시청 부근 식당들에 단골이 된 것이다. 뭔가 색다르고 특별한 점심을 먹고 싶을 때 생각하는 아이템이 있다. 바로 '불고기'이다. 예전에 자주 먹었던 굴물 불고기가 그것이다. 바싹 불고기처럼 고기 자체에만 전념하여 먹는 것이 아니라 고기와 야채와 국물을 다 즐길 수 있는 점심 메뉴이다. 사실 불고기는 회식 아이템이기도 하고, 안주거리이기도 하다. 

 

불고기를 파는 집도 여럿 있지만 점심을 푸짐하게 먹는 곳으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바로 이곳 '이화원가든'이다. 전형적인 밥집으로 삼겹살도 있고, 동태찌개도 있지만 역시 이곳에서 가장 고급진 메뉴는 바로 불고기이다. 일 인분의 가격도 점심치고는 비싸다 할 정도로 15,000원이다. 이날은 바로 앞서 말한대로 뭔가 특별하게 점심을 먹고 싶은 날이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좀 비싼 점심을 먹기로 했다. 물론 비싼만큼 맛이 좋다. 이집은 반찬을 다양하게 내어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보통 4~5가지는 기본으로 나온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국물이 흥건하게 들어 있는 불고기이다. 예전에 이집에서도 가운데 부분이 불룩하게 올라간 불고기 전용 용기에 담아 내어주었다. 하지만 이젠 그냥 넓적한 냄비에 담아준다. 뭐 상관은 없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고기 자체보다 국물이 더 좋기 때문에 이렇게 국물이 국밥처럼 많이 들어간 불고기를 참 선호한다. 어릴적에도 불고기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것을 꽤나 좋아 했었다. 불고기가 익기 전에 먼저 나온 반찬들로 약간의 에피타이저를 삼으며 밥 몇 숟가락을 먹고 있노라면 드디어 우리의 메인메뉴인 불고기가 완성된다. 

 

당면과 파와 당근같은 야채가 듬뿍 들어간 달달하고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불고기가 완성되었다. 서둘러 당면부터 건져 먹으면서 국물을 한껏 퍼서 밥에 담아 본다. 밥알에 솔솔 배어드는 불고기 국물의 맛이 정말 일품이다. 야채가 많이 들어 있어 고기를 먹지만 양심상 전혀 꺼리낌이 없는 한 끼가 된다. 우린 몸에 좋은 야채를 고기와 함께 듬뿍 먹었다는 말이다. 고슬 고슬한 밥에 달달한 불고기 국물을 부어 먹는 것 자체가 아주 사치스러운 밥 한 끼가 되는 비주얼이다. 야들 야들한 고기는 비록 수입산이지만 소고기로서의 품격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고기를 밥에 얹어 먹어도 맛나고 그냥 고기만 먹어도 훌륭하다. 먹다보면 사실 이게 반찬이라기 보다는 안주거리로 더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저녁에 와서 안주로 한 번 먹어보면 어떨까 싶다. 양도 웬만큼 되기 때문에 든든하게 한 끼를 잘 때울 수 있다. 특별한 점심이 생각날 때 가장 안성맞춤인 메뉴인 셈이다. 양이 좀 되는 사람들은 국물을 남기기 아까워 밥 한 공기를 분명히 더 주문하게 될 것이다. 사실 남은 국물에 마지막 밥을 말듯이 먹는 것이 불고기의 진정한 마무리이다. 어쨌거나 든든하고 맛나게 점심 참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