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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쌀맛 좋은 이천에서 먹는 맛있는 생선구이 정식 점심 밥상, 이천시 사음동 어향미가

by jeff's spot story 2025. 3. 4.

이천에서 회의가 있는 날이면 언제고 한 번은 그 유명하다는 이천의 쌀밥을 먹고 싶었다. 이천이나 여주는 쌀로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제대로 된 쌀밥은 먹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이날은 그렇게 기회를 잡은 날이었다. 이천에서의 제대로 된 쌀밥상을 받게 된 것이다. 장소는 이천시 사음동, 고속도로 부근의 '어향미가'라는 식당이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집은 생선구이 정식을 주메뉴로 하는 집이다. 생선도 괜찮고, 특히 밥맛이 좋다고 했다. 일 인분에 2만원이라는 가격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천의 쌀맛을 본다는 생각에 즐겁게 찾아갔다. 

 

미리 예약을 해 둔 배려 덕분에 우리는 들어가자 마자 바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특이하게 생긴 팬 속에 생선을 넣어 굽는 모양이었다. 거기엔 생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육볶음과 더덕구이도 있었다. 벌써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비주얼이었다. 생선도 먹기 좋게 미리 어느 정도는 절단을 해 놓은 상태였다. 이제 정말 앉아서 숟가락 들고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워낙 이천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은터라 과연 제대로 된 솥밥으로 갓지은 이천쌀밥이 어떨지 궁금했다. 약간의 밑반찬도 있어 여기가 백반집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알게 해 주었다. 

 

고슬고슬하면서 부드럽고, 달면서 찰진 이천의 쌀밥은 정말 훌륭했다. 왜 사람들이 이천의 쌀밥을 칭송하는지 알 것 같았다. 잘 지은 밥을 떠내고 누룽지를 만들기 위해 솥에 물을 부어두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자극적이지 않은 이집의 반찬과 생선구이는 제대로 쌀밥의 조연 역할을 하고 있었다. 반찬의 간이 세다면 아마도 이천의 쌀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을 것이다. 조선시대 양반의 밥상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는 거한 한 상이다. 이렇게 밥을 먹으면 왕후장상이 부럽지 않을 것이다. 반찬들도 그렇게 약간은 고전적인 느낌이 드는 것들이었다. 

 

쌀밥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반찬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 잘 익은 자반 고등어가 아닐까 싶다. 하얀쌀밥 위에 올라간 자반고등어 한 점이 주는 시각적인 만족감은 매우 크다. 입안에 들어가면 짭짤한 맛과 고소한 맛, 그리고 쌀의 단맛이 확 섞이면서 그대로 풍미를 더해준다. 물론 맛난 쌀밥은 김치 하나만 있어도 한 그릇 뚝딱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고급진 자반 고등어가 있다면 두 공지도 너끈할 것이다.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먹는 만족스러운 점심시간... 언제 밥 한 공기가 다 입으로 들어갔는지 알지 못할 정도로 정말 정신없이 먹었다. 

 

모두가 그랬다.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지나친 대화는 금물이다. 다른 생선구이 정식집들은 대개 육고기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여긴 제육볶음도 아주 맛나게 구워 내주었다. 이런 배려는 아마도 쌀밥을 제대로 음미하며 먹으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천에는 이렇게 쌀밥을 주메뉴로 한 대형식당들이 많다. 혹 일부러 밥을 먹으러 이천까지 오는 것일까? 그러기엔 포천은 너무 멀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여행하듯 방문하여 먹는다면 이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이날 점심은 업무였다기 보다는 여행처럼 가볍고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