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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자극적이지 않고, 소화도 잘 되는 건강한 짜장면과 짬뽕, 수원시 경기대 입구 중화식탁

by jeff's spot story 2025. 3. 6.

새로 난 고속도로를 타고 수원까지 평소보다 30분은 먼저 도착했다. 그래서 다행히 점심을 먹을 시간이 넉넉했다. 문제는 여기가 어딘지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가장 최적의 장소로 보이는 경기대 앞으로 갔다 대학교 앞엔 반드시 맛있는 식당이 있기 마련 아닌가? 역시 예상대로 점심 시간에 밥을 먹으려는 학생들이 많았고, 우린 그 중에 가장 맛나 보이는 중국집을 골라 들어갔다. 이름은 중화식탁이라는 곳이다. 체인점 중국집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갔는데 나중엔 나올 때는 영 아니었다. 정말 제대로 된 맛집이 맞았다. 

 

음식 가격은 대체로 무난했다. 다른 집들과 비교하여 큰 차이가 없었다. 우린 삼선짬뽕과 간짜장을 주문했는데 다른 중국집보다 음식이 나오는데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것 같았다. 배달이 많아서 일까? 궁금했다. 하긴 실내도 거의 만석이라 손님들이 많기는 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여긴 정말로 주문이 들어오면 그 때 음식을 만드는 모양이었다. 웍을 돌리는 소리가 계속 진동했고, 음식도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어찌보면 매우 성실한 중국집이라 할까? 이렇게 하는 집들도 많이 있겠지만 아무튼 좀 감동적이었다. 

 

삼선짬뽕은 가격이 비싼 만큼 오징어와 낙지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삼선의 삼선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지만 아마도 일반적인 짬뽕보다 뭔가 더 들어가는 것이리라. 그런 의미라면 값을 하는 짬뽕 한 그릇이 맞다. 간짜장도 일반적인 간짜장의 비주얼보다는 그냥 짜장면의 모습에 더 가까운 것이었다. 일부러 이런 컨셉으로 만드는 것이겠지? 돼지고기를 깍뚝하게 썰어 작게 들어가는 다른 집들의 짜장소스와 달리 여긴 그냥 봐도 돼지고기가 보일 정도로 큼직한 고기가 인상적이었다. 전체적으로 참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이었다. 

 

하지만 역시 몸값이 더 나가는 짬뽕의 건더기를 따라 갈 수는 없었다. 이렇게 큰 오징어가 들어간 짬뽕은 오랫만이다. 맵지도 않고, 짜지도 않고, 너무 달지도 않은 전형적인 옛맛 짬뽕과 짜장이었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바로 그 맛이다. 웍에서 익힌 것 같은 계란 후라이까지 참 완벽한 한 그릇의 짜장과 짬뽕이었다. 맛이 이렇게 구수하면서 자극적이지 않으니 먹는 내내 참 맛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배달도 그렇게나 많고, 홀에 손님도 거의 만석인 모양이다. 체인점 중국집이라는 첫 인상을 완전히 지워버리는 맛이었다. 

 

양이 좀 되는 사람이라면 분명 이 짜장 소스에 밥을 시켜 비벼 먹었을 것이다. 우리야 면도 다 먹지 못할 정도였지만 말이다. 학교 앞이라 그런지 양도 많은 편이었다. 학생때 생각하면 이런 짜장면 하나 놓고 고량주를 몇 병씩 마셔댔을 것이다. 오랫만에 생각지 못한 곳에서 아주 맛난 중국음식을 먹었다. 이런 식당이 집 근처에 있다면 참 좋을텐데 말이다. 우리는 식사를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도 여유있게 먹었다. 대학가 앞은 이런 점도 좋다. 뭐든지 다 있으니 말이다. 좋은 점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