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있고 행복한 곳...

따뜻한 국물에 고소한 소시지가 듬뿍 들어간 찌개 밥상, 포천시 일동면 국가대표 부대찌개

by jeff's spot story 2025. 2. 27.

회의를 마치고 인근의 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일동면에서 미리 잡은 식당은 국가대표 부대찌개라는 집이었다. 부대찌개에 국가대표라는 말이겠지? 그만큼 맛나다는 뜻이겠지? 식당이 아주 큰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모두 들어가 먹을 정도는 되었다. 예약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식당에 들어갔을 때 찌개가 보글 보글 끓고 있었다. 이렇게 스산한 날씨엔 역시 뜨거운 찌개 밥상이 최고다. 상호 자체가 부대찌개이기 때문에 다른 메뉴가 많지 않았다. 하긴 부대찌개 먹으러 왔으니 그것만 맛나면 된다. 하지만 여긴 또 하나의 별미가 있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차돌박이 된장찌개이다. 

 

처음엔 여기가 체인점인줄 알았다. 하지만 아닌가 보다. 포천점 이란 문구가 없다. 그냥 국가대표 부대찌개라는 말밖에 없다. 하지만 인테리어가 체인점 처럼 깔끔하고, 세련되어 보였다. 다른 부대찌개집들보다 반찬이 많이 나왔다. 하긴 된장찌개도 있다 했으니 밥집이라 해야 할 것이다. 깍뚜기가 맛이 좋아 몇 번을 리필했는지 모른다. 시원한 깍뚜기 하나만 있어도 밥 한 그릇 뚝딱이지 않은가? 부대찌개의 특징은 주인장이 솥뚜껑을 열 때까지 손님은 절대 미리 뚜껑에 손을 대면 안 된다는 것이다. 여기도 그런 국룰이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룰은 반드시 라면사리를 넣는다는 것이다. 이것은 좀 이상한 일이긴 하다. 왜 부대찌개에는 꼭 라면사리를 넣어 먹는 것일까? 물론 맛있고, 잘 어울리니까 그런 것이겠지만 어느 날인가 부터 부대찌개를 먹을 때 라면을 넣지 않으면 아주 많이 허전하다는 것이다. 적당히 익을 정도가 되면 우린 의례 라면에 먼저 젖가락이 가게 된다. 부대찌개의 포문은 라면이 열어주는 것이다. 다 비슷하지 않을까? 국물부터 먹는 사람도 있긴 한가? 하얀 쌀밥에 부대찌개 국물과 라면을 얹어 먹는 맛은 다들 아는 바로 그맛이다. 

 

보글 보글 끓는 부대찌개는 그 자체로 식욕을 마구 불러 일으켰다. 이집의 맛은 아주 훌륭했다. 최근에 먹은 부대찌개 중에 가장 으뜸이 아닌가 싶다. 국물도 진하고, 담백한 듯 하면서 감칠맛이 극대화 되어 있어 아주 맛이 좋았다. 소시지와 햄만 들어간 것이 아니라 떡도 있고, 김치도 듬뿍들어 있고, 파와 두부도 넉넉하게 들어 있다. 이러면 그냥 소시지에만 홀릭하는 부대찌개가 아니라 훌륭한 전골이 되는 셈이다. 다들 손이 바쁘게 움직였고, 숟가락질이 빨라 졌다. 여긴 그렇게 먹어야 할 것 같다. 남 눈치 보다간 찌개가 다 떨어지고 말 것이다.

 

처음엔 부대찌개를 먹으러 간다고 하여 그냥 그랬다. 또 부대찌개인가 싶은 생각에 뭔가 색다른 것을 먹고 싶었다. 하지만 막상 와보니 영 아니었다. 이런 내공있는 집은 반드시 가서 먹어봐야 한다. 평소보다 과식을 할 정도로 아주 흠뻑 빠져 먹었다. 흔하디 흔한 반찬 같지만 이런 맛의 완성도가 높은 찌개를 먹으면 정말 기분이 좋다. 그것도 기대하지 않은 장소에서 이렇게 큰 만족을 주니 이날의 점심은 아주 훌륭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역시 상호가 맞네... 여기는 정말 국가대표 급의 부대찌개 집이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