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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부담없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포천시 포천동 깡통포차

by jeff's spot story 2025. 3. 8.

코로나 이후 물가가 너무 오르면서 술자리도 2차 문화가 사라진지 오래다. 자연스럽게 2차로 자주갔던 포차들도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보통 호프집은 1차보다 2차로 많이 갔었는데 그러다 보니 술을 파는 호프집보다 배달 통닭집이 더 많아 보인다. 세월의 흐름이요, 야속한 상황이다. 그런데 오늘 간 이집처럼 아직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맘 편하게 좋은 사람들과 술 한 잔 부담없이 할 수 있는 포차가 있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포천동 미성순대국 바로 맞은편에 있는 깡통포차라는 집이다. 

 

실내포차 치고는 규모가 제법되는 집이다. 과거 모이모이 커피숍 옆 골목에서 영업을 했었는데 확장 이전을 했단다. 규모가 커진 만큼 비용은 더 들지만 장사는 그래도 여기서 하는 편이 낫단다. 포차에서는 밥을 먹기 위한 안주보다 평소 자신이 먹고 싶었던 것을 주문하기 마련이다. 별도 메뉴에도 없는 나만 먹고 싶은 그런 안주말이다. 그래서 우리가 주문한 것은 동태찌개였다. 이집의 동태찌개가 전문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국물이 끝내주고, 아주 맛이 좋기 때문이다. 소주 한 잔 더 먹기엔 정말 안성맞춤인 곳이라 하겠다. 

 

깡통포차는 상호처럼 실내에는 깡통을 주제로 한 인테리어가 주를 이루고 있다. 포차이지만 밑반찬도 제법 많이 나오는 제대로 된 술집이다. 동태찌개가 나오기 전까지 우린 그것으로 한 잔을 먼저 들이켰다. 어차피 저녁은 먹었고, 배도 부르기 때문에 굳이 안주 나오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막상 동태찌개가 나오니 또 식욕이 불타 올랐다. 역시 맛난 안주가 살을 찌우는 법이다. 술을 제법 많이 마셨는데도 이상할 정도로 동태찌개의 맛은 평소보다 더 좋게 느껴졌다. 술 때문인가? 아님 정말 신의 손으로 만든 동태찌개 때문인가?

 

동태의 알과 꽃게도 들어간 정성 가득 찌개라 그런가? 모든 찌개가 안주가 되긴 하지만 역시 동태찌개의 위력을 당할 만한 찌개는 없을 것이다. 동태가 많이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국물에 우러난 동태만의 매력적인 맛은 소주 맛을 배가 시키는 신기한 능력이 있다. 우린 다시 회식을 시작했다. 이런 것이 술꾼들의 파라다이스이자 휴식같은 공간이리라. 국물이 너무 좋아 밥이라도 먹고 싶지만 참아야 했다. 이럴거면 아예 1차를 이리로 올 것을 그랬다. 동태찌개에 밥을 먹든 라면사리를 넣든 하는 편이 그 어떤 음식보다 나았을 것 같다. 

 

이집은 반찬도 맛이 좋은 편인데 특히 총각김치가 아주 끝내줬다. 짠듯한 김치이지만 젖가락 질을 멈추지 못했다. 두 번인가 더 달라고 하여 먹었다. 이건 찌개를 먹으러 온거야, 아님 김치를 먹으러 온거야? 1차보다 더 많은 소주병들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이집의 단점이 그것이다. 안주가 좋다보니 과음, 과식을 하게 된다. 이러면 내일 어쩔거냐고... 그래도 좋은 시간에 좋은 사람들과 맛난 안주가 있으니 더 할 나위가 없다. 이런 시간을 갖기 위해 낮에 열심히 일한거 아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