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하게 사는 이야기

일본의 직장을 다니는 아들이 보내온 일본 구내식당의 식사 메뉴 사진들... 정말 단촐하다.

by jeff's spot story 2024. 12. 9.

일본 회사로 취직을 하여 나가노 현으로 떠난 아들이 보내온 구내 식당에서 먹은 음식의 사진들이다. 우리가 고독한 미식가 같은 드라마를 통해 어느 정도 일본 사람들의 식성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사진을 보면서 놀라웠다. 어떻게 이렇게 매번 비슷한 구성의 단촐한 밥을 먹을까? 이렇게만 매일 먹는다면 분명 살이 빠질 것이다. 실제 아들은 꽤나 몸이 슬림해졌다. 저절로 돈을 들여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도 간단하고 다소 부족해 보이는 식단으로 살이 빠진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아들의 사진을 보면 매일 매일의 식단이 큰 변화가 없다. 일본의 기본 식단은 밥과 국 그리고 반찬 한 두가지와 메인 반찬 한가지로 구성된다. 메인반찬이 가장 중요한 음식인 셈인데 이것도 큰 변화는 없다. 신기한 것은 매일, 매끼니마다 된장국이 나온다는 것이다. 다른 국은 없나? 된장국에 들어가는 재료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기본은 된장이다. 일본 사람들의 된장, 즉 미소에 대한 사랑은 정말 남다른 면이 있는가 보다. 

 

메인 반찬은 우리가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다. 고등어 구이 한 토막, 돈가스, 고로케, 볶음 우동 같은 것들이다. 가끔 별식 비슷하게 덮밥이 나온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푸짐하고 양많은 덮밥은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고독한 미식가에서도 반찬의 가짓수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일본 사람들의 식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반찬보다 밥이다. 항상 하얀 쌀밥이다. 비타민B가 부족하면 걸린다는 각기병이 일본에서 나올 정도로 일본 사람들의 하얀 쌀밥 사랑은 대단한 것이다. 다른 잡곡은 거의 없다. 왜 그럴까? 흔한 콩이나 조, 보리, 현미 같은 것도 먹을 법 한데 말이다. 

 

거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카레이다. 일본 사람들의 카레 사랑도 대단하다고 했다. 카레를 밥에만 넣고 먹는 것이 아니라 국수를 넣고 먹기도 한다. 카레 라이스 라는 말은 일본에서 들어 온 것이라 우리도 일본 덕분에 카레라는 이질적인 음식을 먹게 되기는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카레라이스를 얼마나 자주 먹을까? 어쩜 애들이 아닌 이상 일 년에 몇 번 먹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와는 그리 친하지 않은 음식인데 왜 일본 사람들은 카레를 그렇게 좋아하게 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왜 일본에서 라멘을 그리 좋아하는지도 이번에 새삼 알게 되었다. 매번 이렇게 단촐하게 먹으니 가끔은 별식으로 라멘같은 좀 특이한 음식을 먹고 싶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구내식당에서는 라멘을 거의 해주지 않는단다. 일본 사람들 인식에 식사는 아직도 쌀밥이 주식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란다. 이렇게 먹는데도 살이 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양도 적은데 뭘로 힘을 보충하는지 궁금할 지경이다. 그래도 이렇게 단촐하게 소식을 하니 일본인들이 장수를 한다는 것 아닌가? 늘 느끼는 것이지만 바로 옆 나라인데도 참 많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