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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조가 좋다는 서해 안면도는 거의 30년 만에 다시 찾은 것 같다.

소소하게 사는 이야기

by jeff's spot story 2025. 3. 1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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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는 동해가 일출의 성지가 많다면 해가 지는 서해는 당연히 낙조의 성지가 많다. 서서히 겨울이 가고 밤이 줄어드는 시기에 서해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그만큼의 운치가 또 있을 것이다. 서해도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풍광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날 우리가 찾은 곳은 서해안의 유명한 명소로 손꼽히는 안면도였다. 기차를 타고 안면도에 왔던 것이 아주 오래 전이었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물 가물할 정도로 오래 전이라 와서 무엇을 했는지 뭘 봤는지 남은 추억이 별로 없다. 아마도 여럿이 함께 왔던 것 같은데 함께 왔던 사람조차 누구였는지 확실치 않다. 그것은 여행이라 하기도 좀 그렇다.

 

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에 도착했는데 예상과 달리 사람이 너무 없었다. 어라~ 연휴 시작이라 관광객이 넘칠 것 같았는데 전혀 아니네... 안면도의 명성도 예전만 못한 것일까? 요즘 국내 관광이 힘들다는 이야기는 여러 채널을 통해 듣기는 했다. 웬만한 사람들은 여행코스를 대부분 해외를 잡으니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우리나라 낙조 풍경의 손꼽히는 명소가 이렇다는 것이 좀 씁쓸했다. 한가한 만큼 돌아다니며 여기 저기 감상할 수 있는 곳은 많았다. 우리는 숙소에서 나와 천천히 안면도의 밤바다를 향해 걸었다. 조금 늦게 나오는 바람에 해는 이미 바다속으로 빠지고 없었다. 좀 더 서둘렀어야 하는데...

 

내일은 낙조를 보기 가장 좋은 장소라는 저 꽃게다리를 꼭 건너리라 다짐하고 돌아섰다. 바다를 보면서 회라도 한 접시 먹고 싶었는데 문을 연 집이 별로 없었다. 꽃게다리 앞에는 튀김집도 많다고 들었는데 거기도 대부분 문을 닫았다. 다음날 알게 된 사실인데 안면도는 그리 먼곳이 아니다 보니 여기서 잠을 자는 방문객보다는 그냥 왔다 가는 사람들이 많아 금요일보다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사람이 많단다. 이것도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풍경인 것이다. 예전에 안면도는 왔다 하면 잠을 자고 나가는 곳이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한가한 바닷가에 갈매기가 주인인양 시끄럽게 돌아다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천천히 부두를 돌아 다녔다. 

그러다 한 집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한창 때 시즌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잘되는 집이라던데 이날은 아주 한가했다. 여기서는 항구가 더 잘 보였다. 밀물과 썰물의 차이가 큰 서해안의 특징 때문에 만조에 가까운 이 시간에는 뻘에서 조개를 캐는 사람들은 없었다. 하지만 바다는 더없이 잔잔했다. 과연 저것이 바다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평온 그 자체였다. 안면도라는 이름이 혹 저렇게 평온한 바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일까? 숙소에서 식당까지는 걸어서 20분 이상 걸리는 가까운 거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오는 동안 길에서 만난 사람이 없다. 신기할 정도로 한가하고, 고요한 안면도의 저녁이었다. 물론 다음날은 전혀 다른 풍경이 연출되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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