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에 좋은 메밀막국수를 맛나게 먹으면 장수한단다. 의정부시 의정부2동 개수리막국수

메밀이 주는 좋은 효능은 널리 알려져 있다. 원래 거친 음식이었지만 선조들의 지혜로 이렇게 건강에 좋은 식재료가 되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하지만 요즘 메밀값이 너무 올라 막국수가 막 먹을 수 있는 간단한 한 그릇의 음식이 아니다. 이젠 평양냉면이나 막국수나 몸값면에서 별 차이가 없다. 그만큼 귀한 대접을 받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이젠 막국수 한 그릇을 고를 때도 신중하게 임한다. 과연 맛은 어떨지, 리뷰의 평은 좋은지 꼼꼼하게 따져보게 되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젠 어디가나 막국수 한 그릇의 가격이 만 원이 훌쩍 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른 집이 바로 여기였다. 의정부시 신시가지에 있는 개수리 막국수 라는 곳이다. 개수리? 이게 뭐지 싶었는데 가보니 이유를 알게 되었다. 강원도에 있는 시골동네의 이름이란다. 우리네 고모리 같은 느낌의 동네인 것이다. 거기에도 전통 5일장 같은 것이 있는가 본데 오랜 세월 장터에서 만들어 팔면서 인기를 누린 막국수라는 설명이다. 하긴 강원도가 막국수의 본산지 같은 곳이니 시골장터에서 만나는 일이 흔한 것이었을 것이다. 배고프고, 허기진 서민들의 사정을 잘 헤아려주던 음식이었던 것이다. 메밀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면 요리는 밀가루와는 확연하게 다른 식감을 자랑한다. 여기서도 그랬다. 

 

다소 거칠면서 투박한 듯한 메밀면이 살포시 그릇에 담겨 있었다. 하지만 한 그릇의 가격은 예상을 뛰어 넘는 11,000원이었다. 비빔은 12,000원까지 했다. 과연 이젠 정말 막국수가 아니라 함흥냉면, 평양냉면처럼 별미 음식이라 해야 할 것 같다. 하긴 식당의 분위기나 인테리어 같은 것이 아주 고급진 요리집 비슷하긴 했다. 우리는 귀한 막국수의 면발을 음미하듯 그렇게 천천히 감상하며 먹었다. 분명 맛은 좋았다. 강하지 않은 양념과 깊은 맛이 우러난 육수는 우리가 기대한 바로 그 막국수의 맛이었다. 바로 이런 맛을 보기 위해 먼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사람들이 달려오는 것이리라. 

 

이집은 메밀차와 반찬을 셀프로 가져다 먹을 수 있다. 메밀차가 어찌나 색이 영롱하니 예쁘던지 몇 잔을 먹었는지 모른다. 메밀은 차로도 즐겨 먹는 참 쓸모가 많은 재료다. 막국수라고는 하지만 맛이 거의 평양냉면과 흡사했다. 이런 점에서 보면 가격이 좀 비싸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과연 비슷한 제조과정과 재료가 들어갈 것 아닌가... 하지만 그렇다면 냉면과 막국수의 차이는 뭐지? 과거부터 그것이 궁금하긴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나이 지긋한 손님들이 많았다. 요즘 평양냉면은 젊은층에서도 맛집 투어하면서 자주 간다고 들었는데 아직 막국수는 그런 인기를 누리진 못하는가 보다. 

 

이집의 또 다른 별미는 심심한 듯, 무심한 듯 만든 열무김치였다. 정말 맛이 좋았다. 사실 이렇게 맛난 열무김치만 있으면 여름엔 밥 한 그릇 뚝딱할 수 있다. 막국수의 담백한 맛과도 잘 어울렸다. 역시 막국수는 건강한 맛이다. 이집은 닭갈비도 판다고 되어 있다. 거의 늘 그런식이다. 막국수집에선 꼭 닭갈비를 판다. 잘 어울리기 때문일까? 아무튼 가게에 붙어 있는 문구처럼 메밀막국수를 많이 먹으면 장수한다고 하니 많이 먹고 볼 일이다. 가격의 부담이 있긴 하지만 건강을 산다고 생각하면 꼭 비싸다고만 할 것도 아니다. 그리고 맛이 좋지 않던가... 외식으로 이 정도면 괜찮은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