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방향으로 여행을 가느냐에 따라 우리가 갈 길은 정해진다. 동해안이나 부산방면으로 간다면 우리는 늘 포천 화도 고속도로 즉, 제2 외곽순환고속도로를 이용한다. 이 길이 없었을 때 과연 어떻게 남쪽으로 여행을 다녔는지 궁금할 정도로 이 길의 편리함은 아주 소중하다. 그렇게나 밀리는 서울을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남쪽이나 동쪽 멀리 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보통은 출발하고 나서 두 어시간 내려 간 뒤에 먹을거리를 찾게 되지만 이날은 밥 때 맞춰 가는 바람에 집 근처에 있는 수동휴게소를 들리게 되었다. 그냥 차나 한 잔 사거나 화장을 가기 위함이 아니라 밥을 먹기 위해 갔다.





요즘 유행한다는 달디 단 딸기 모찌 그림이 앙증맞은 휴게소 입구를 지나 식당이 있는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최애 메뉴인 우동과 비빔국수 세트를 주문했다. 비빔국수를 세트로 주문하면 튀김 만두 두 개가 나온단다. 일하는 사람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우동과 라면이 기계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었다. 마치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 듯 그렇게 자동으로 국물을 끓이고, 면을 삶고, 그릇에 담아서 준다. 사람은 그렇게 나온 우동을 주문한 사람에게 넘겨 주면 그만이다. 대단한 기술이라 하긴 그렇지만 이렇게 주방이 기계화되어 자동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정말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이 할일이 줄어드는 것은 맞나보다. 특히 단순한 일일 수록 더욱 그런 것 같다. 어쨌든 기계가 만들어준 우동을 받아 들고 나서 들어가는 고명은 손님이 직접 넣어야 한다. 고추가루나 건파, 어묵 등을 집어 그릇에 담아 놓았다. 아주 담백해 보이는 국물에 기계가 정확하게 시간을 맞춰 삶아 낸 우동면발이 참 예쁘게 보였다. 누가 만들었든 간에 이렇게 맛나 보이면 일단 기분이 좋다. 허기진 배를 채워주는 고마운 한 그릇의 우동이다. 요즘 고속도로 휴게소 우동 국물은 거의 대부분 비슷한 수준으로 표준화되었다. 달달하면서 가벼운 그리고 입안에 착 감기는 좋은 국물이다.





반면 비빔국수는 아직 사람이 직접 조리하고 있었다. 기계와 사람의 대결인가? 아니지... 협력이라 해야겠지! 달달 매콤한 비빔국수는 여행의 필수품 같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우리는 허겁지겁 나온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아주 따뜻하고 맛난 요리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쓸쓸한 날씨에 먹기에 너무나 좋은 여행 음식이다. 우리는 어딜 가나 꼭 우동은 먹는다. 집에 있을 때는 별로 먹지 않는 음식인데 여행만 나가면 꼭 먹게 된다. 이상한 일이지만, 우동은 여행길에 먹어야 제맛이다. 오늘은 거기에 달달한 비빔국수가 더해져 여행의 출발을 아주 기분좋게 만들어 주었다.




매콤한 비빔국수와 고소한 튀김 만두가 의외로 잘 어울린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탱탱하고 쫄깃한 우동 면발과 국물을 먹으니 일본에라도 온 것 같다.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데 수동 휴게소는 한산한 편이었다. 이유가 뭘까? 하긴 개인적으로 여길 자주 들리지는 않는다. 집에서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많이 들러야 하는 곳인데 이상할 정도로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아무래도 품질 개선, 서비스 개선 뭐 이런 마음가짐이 있어야 할까? 여길 떠나 몇 시간 운전하고 간 홍천휴게소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가까운 곳에 있는 수동 휴게소 영업이 잘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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