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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여수 밤 바다의 운치를 한 상에 담은 간장게장 정식 저녁식사, 여수시 교동 순이네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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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여행의 중요 요소 중 하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볼거리, 즐길거리, 숙소 등도 중요하지만 여행의 절반은 역시 현지의 맛집을 가는 것이리라. 다소 갑작스럽게 떠난 여수로의 여행이었지만 그래도 저녁만큼은 제대로 먹고 싶었다. 숙소는 아주 가성비 좋은 곳으로 잘 잡았다. 요즘 아고다를 통해 잡는 숙소들이 아주 괜찮은 편이다. 여행을 자주 가는 편이라 VIP 회원이 되어 그런지 할인도 해준다. 아무튼 숙소 근처가 교동 시장이 있는 곳이었고, 과거 여수에서 가장 핫한 시내 중 하나라 들었다. 당연히 좋은 맛집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우리의 기준인 현지인들이 즐겨 간다는 집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한 20분 정도 여수 시내거리를 쏘다니다 이집을 발견했다. 이상할 만큼 인적이 드문 여수 시내 밤거리에서 유난히 눈에 잘 띄는 원색적인 간판이 인상적인 집이었다. 이번 여수 여행에서 확실히 느낀 것이 지방의 소멸 문제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번화하다는 이곳도 1층 가게의 20~30% 정도가 임대라는 표시를 붙이고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쉽게 말하면 장사가 되지 않아 나간 것이라 볼 수 있다. 번화가 1층이 이정도라면 전체적으로 얼마나 힘들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일단 심각한 생각은 나중에 하고 배부터 채워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순이네 밥상'이라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우리는 일 인분에 13,000원이라는 돌게장 정식을 주문했다. 여수하면 꽃게장보다 돌게장이 더 유명한 것 아니던가? 이렇게 정식을 주문하면 일단 된장찌개부터 가지고 온다. 냉동이겠지만 된장찌개에도 꽃게가 들어 있다. 그리고 돌게장의 두 가지 유형인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모두 준다. 이런 합리적인 서비스는 매우 맘에 드는 것이다. 유난히 이집에 손님들이 많은 이유가 이런 이유 때문인 것 같았다. 13가지가 넘는 반찬도 상을 가득채워 전라도의 밥상 인심이 후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들었다. 어느 정도 찌개가 끓어 오르면 현지 소주인 '여수바다'라는 소주와 함께 먹으면 된다. 이 얼마나 낭만적인 저녁상인가...

 

거기에 조금이긴 하지만 양념이 된 고등어구이와 제육볶음도 나온다. 육해공이 다 나오는 셈이다. 공? 여기 공은 없는 것 같은데... 아무튼 참 다채로운 맛이다. 게장을 손으로 들고 먹으라고 1회용 장갑도 준다. 즐겁게 들고 뜯어 먹으면 된다. 하지만 돌게장은 조심해야 한다. 꽃게보다 훨씬 단단한 껍질을 가졌으니 말이다. 어라...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맛이 그냥 평범했다. 그냥 동네 밥집에서 먹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지의 맛집이라 하기엔 조금 아쉬운 면이 있었다. 가성비가 좋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좀 전에 지나온 집은 같은 게장정식 일 인분에 17,000원이었다. 정말 그런 차이일까!

 

그래도 오랜 시간 운전하고 허기진 상태에서 먹는 게장은 참 꿀맛이긴 했다. 김에 싸서 먹는 것이 현지의 방법인 모양이라 우리도 그렇게 했다. 이게 또한 묘미이긴 했다. 밥과 찌개, 게장과 제육볶음 거기에 고등어 구이까지 완벽한 조합이라 하겠다. 몇 년 전 여수에 왔을 때는 포장마차거리에 사람이 정말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젠 거기도 한산하다. 유행가로 유명한 여수가 이럴 정도라면 정부에서 나서서 무슨 수라도 써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 그만 쓰고 국회로 가야하나? 여수에서 먹는 여수의 밥상과 소주는 낭만과 멋이 함께 있는 좋은 궁합이었다. 그렇게 이밤의 끝을 잡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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