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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꿀빵으로 유명한 통영의 멍게하우스 꿀빵과 바라를 보며 마시는 맥주 한잔의 여유, 통영시 항남동 바다봄 카페

by jeff's spot story 2024. 4. 13.

이번 여행에서 통영이 그렇게 큰 도시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숙소가 있는 항남동이 그 중에서도 핫한 곳이란 것도 알게 되었다. 통영이란 곳의 바다는 한강보다 잔잔하고 규모도 크지 않은 내해라 그 옛날 수군기지가 있었나 보다. 항남동에는 커다란 거북선도 전시되어 있는데 예전에 왔을 때 들어가 본 경험이 있어 밖에서만 바라 보았고, 대신 그 유명하다는 꿀빵을 사기 위해 근처를 다녀보았다. 항남동 작은 포구처럼 생긴 바닷가를 중심으로 눈에 보이는 꿀빵집만도 수 십개는 된다. 과연 모두가 원조이고, 맛집이라는 꿀빵집들 가운데 어디를 갈 것인가?

 

잘 모르는 동네를 가면 사람들로 북적이는 곳을 찾게 마련이다. 우리도 이날 그랬다. 많은 꿀빵집들 가운데 유독 이집에 손님이 가장 많아 보였다. 이름은 멍게하우스 라는 곳이다. 꿀빵과 멍게가 무슨 관계가 있나 몰라도 아무튼 사람들은 조금씩 먹게 주는 시식코너에 정말 많이 모여 있었다. 글쎄 비주얼만 봐서는 어디가 낫다는 생각을 할 수 없는데, 조금 먹어보니 멍게하우스의 꿀빵이 가장 부드럽고, 야들야들한 것이 덜 달았다. 그럼 이집이 좋겠군... 하는 생각을 하면 다음날 올라가기 전에 다시 오기로 했다. 

 

가격은 다 비슷하다. 포장해서 가지고 갈 수 있는 작은 박스가 12,000원 이었다. 박스 안에 10개의 꿀빵이 들어 있다. 이걸 비싸다고 해야 할지 아님 적당한 가격이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아침 일찍 문을 연다니 다시 오기로 하고 먼저 봐 두었던 카페로 가기로 했다. 바다를 바라 보면 차나 맥주를 마시라는 의미의 바다봄 이라는 카페이다. 아주 작은 면적의 카페이지만 바다쪽으로 온통 창이 나있는 신기하게 생긴 카페였다. 꼭 이 카페에서 보지 않더라도 통영의 밤바다는 무척이나 아름답고, 인상적이긴 했다. 

 

이곳은 맥주도 있었다. 우린 달달한 아이스크림과 맥주를 들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래야 바다봄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시간이 조금 늦은 탓도 있고, 일요일 밤이라는 시간적인 면도 있고 하여 카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리뷰를 보면 이 카페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했는데 말이다. 카페에서 바라보면 마시는 맥주 한 잔의 여유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즐겁고, 편안한 시간이었다. 밤바다가 주는 묘한 아늑한 기분에 알딸딸한 상태까지 더해지니 그냥 앉아만 있어도 맘이 착 가라앉는 것이 진정한 힐링 여행이었다. 

 

이런 카페에서 술이 곤드레 만드레 할 정도로 먹진 않겠지만 정말 처음부터 여기 와서 맥주 마시면서 빵이나 먹는 것도 저녁으로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았다. 한 층에 두 어 개의 테이블이 있지만 바로 옆에서 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좁은 공간이다 보니 이렇게 한적하게 앉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우린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낮에 오는 것보다는 잘 보이진 않아도 이렇게 밤에 오는 것이 이집에선 훨씬 좋은 분위기와 풍경을 볼 수 있다. 

 

바다가 이렇게 잔잔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제대로 알게 되었다. 카페 밖에서는 계속 누군가 연주하고 노래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아마추어 같지는 않았지만 누군지 알 수는 없는 지역의 무명가수인가보다. 하지만 보는 이들이 많지 않아도 노랫소리는 한동안 이어졌다. 통영의 항남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무대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인위적으로 바다처럼 보이는 무대를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그 노랫소리를 들으며 우리도 잠시 통영의 매력이 빠져 들었다. 좋은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