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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푸짐하고 화려하면서 불향이 그윽한 직화구이의 세계, 포천시 포천동 참나무장작직화구이

by jeff's spot story 2024. 4. 14.

보통 사람들이 캠핑을 가는 이유가 장작에 직화로 고기를 구워먹기 위함이 많은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고기를 자주 먹는다 해도 장작불 위에 고기를 놓고 직접 구워 먹기란 쉽지 않다. 기술도 필요하고, 그럴 만한 공간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고기를 구우면 아무래도 맛이 좋기 마련이다. 이런 사람들의 욕구와 맞아 떨어지는 식당이 포천동에 있다. 바로 이날 방문한 참나무장작직화구이 집이다. 이집이 처음 생겼을 때 몇 번 오긴 했지만 그동안 왜 그런지 뜸했다. 이번에 몇 년만에 다시 갔는데 실내가 많이 바뀌어 있었다. 

 

일단 바닥이 좀 높게 되어 있던 것이 평평하게 바뀌면서 훨씬 편하고, 안정감이 있어 보였다. 그리고 장작으로 직접 굽는 방식의 테이블 겸 불판도 다시 고안을 했는지 뭔가 다른 모양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런 방식의 굽는 테이블은 다른 곳에선 보기 힘든 것이다. 그 테이블 위에 커다란 불판을 놓고 거기에 고기며 김치, 조개관자까지 다 한꺼번에 구워 먹는 것이다. 예전엔 소고기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돼지고기만 팔고 있는 것 같았다. 가리비관자살이 15,000원이라 하는데 양이 엄청 많아 관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엄청 좋아할 만한 가성비였다. 

 

두툼한 고기를 잘 익히기 위해 집게로 잡아서 세로로 굽기도 한다. 이렇게 굽는 모습도 본적이 없다. 뭐랄까 징기스칸 고기를 굽는 듯한 모습이라고 할까? 아무튼 직화의 가장 큰 단점인 고기가 쉽게 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기는 종업원들이 수시로 다니며 고기를 적당히 익혀 주고 있다. 이렇게 세로로 굽는 것도 이집만의 노하우라고 하겠다. 어느 정도 고기가 익었다 싶으면 잘게 잘라 먹기 좋게 만들어 준다. 손님들은 손에 고기 냄새 밸 일도 없다. 이런 서비스를 생각하면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고기보다 관자가 참 맛이 좋았다. 버터를 잘라 넣어 부드럽고 고소한 향이 관자에 배어 아주 훌륭했다. 안주로는 이만한 것이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 고기가 구워지는 동안에는 다들 얌전히 앉아 있었다. 말들도 조신하게 하고 예의를 잘 맞추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술이 돌기 시작하자 드디어 제대로 된 진면목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찌나 크게 떠들고, 웃었는지 종업원이 다른 테이블에 손님들도 있으니 자제해 달라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미안한 일이지만 사실 이렇게 즐겁게 왁자지껄 먹기 위해 회식을 하는 것 아닌가?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고기가 좀 질린다 싶으면 매운 닭발을 주문해도 좋다. 이것도 직화로 구우면 다른 곳에서 먹기 힘든 식감을 자랑한다. 뭐든 불위에 직접 놓고 구우면 참 맛이 좋다. 야채도 좋고, 된장찌개도 좋다. 색다른 고기맛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집을 가봐야 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먹는 직화가 과연 전국적으로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이날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다들 즐겁게 잘 마시고, 먹고 즐겁게 놀았다. 저녁 회식으로 이런 자리를 정기적으로 갖자는 말도 나왔다. 하긴 사는게 뭐 있나 이렇게 즐겁고 맛있으면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