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흘읍 하송우리 삼거리, 그 길목에서는 다소 엉뚱한 풍경이 하나 있다. 맑은 물줄기 흐르는 하천도, 깊은 계곡도 없건만 그곳엔 홀연히 폭포 하나가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낸다. 도로 한복판, 콘크리트 숲 사이에 자리한 인공의 조화. 매일같이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도 이 존재를 쉬이 잊곤 한다. 그저 도로 위에 놓인 무심한 구조물처럼 익숙해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계절의 옷이 바뀌는 길목에서 문득, 숨겨진 진주처럼 그 아름다움을 깨닫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고운 꽃들이 수줍게 피어나면 그 서정은 더욱 진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물줄기 곁으로는 포천시청 공원녹지과가 가꾼 도심 속 작은 정원이 속삭이듯 펼쳐져 있다.
그곳에는 커다란 하트 모양과 함께 '예쁘다 당신!'이라는 다정한 문구도 새겨져 있다. 여기서 말하는 '당신'은 누구일까? 아마도 우리 모두의 이름이 아닐까 한다. 이 길을 지나는 모든 포천 시민들과 잠시 머무는 이방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따스한 속삭임 같은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작고도 소중한 공원을 오롯이 만나기 위한 길은 조금은 번거로울 수 있다. 넉넉한 주차 공간은 없기 때문이다. 기꺼이 작은 불편을 감수해야만 그 아름다움을 마주할 수 있다. 처음부터 이곳 인공폭포는 풍경을 위한 것이었지, 사람들이 직접 찾아와 머물도록 고안된 공간은 아니었으니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눈부신 꽃밭 앞에서 사진 한 장 남기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이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은 그곳으로 향했다. 이날은 마침 작은 여유가 허락되어, 멀찌감치 차를 세우고 그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멀리서 보라고 만든 공간이라지만, 뜻밖에도 소박한 포토존과 잠시 기댈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었다. 수많은 차들이 바쁘게 오가는 길목이라서 더욱 세심한 손길이 닿은 것 같았다. 계절마다 꽃의 옷이 바뀌고, 조경 또한 조금씩 새로운 얼굴을 내미는 듯 했다. 어느 해인가 탐스러운 튤립이 봉오리를 보았던 기억도 선명하다. 올해는 들꽃처럼 보이는 소박하지만 어여쁜 친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식물에 문외한이라 꽃들의 이름은 알 수 없지만, 화려하지 않아도 곱게 어우러지는 모습은 가슴에 작은 파동을 일으킨다. 잠시 그 자리에 머물러 사진 속에 이 아름다움을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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