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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든든하고 맛나게 한 끼를 채워주는 고기많은 진한 국물, 포천시 어룡동 내고향 돌솥순대국

by jeff's spot story 2024. 3. 11.

43번 국도변에 있는 내고향 돌솥순대국집은 점심시간이면 그 넓는 주차장이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차들로 넘쳐난다. 그만큼 찾아 오는 손님이 많다는 이야기다. 가게 안도 마찬가지이다. 100명도 넘게 들어 갈 수 있을 만큼 넓은 홀이지만 식사 때가 되면 앉을 자리를 찾기가 어렵다. 좌식으로 되어 있는 방안까지 사람들로 꽉 찬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대단한 인기이다. 누구는 이집의 맛이 MSG가 너무 많이 들어간 거 같다고 하지만 그것은 모르겠고, 입에서 일단 너무 감칠맛이 돌기 때문에 그런 부정적인 멘트는 들어 올 자리가 없다. 

 

이집의 가장 큰 특징은 순대국에 말아 먹는 밥중에 돌솥밥이 있다는 것이다. 손이 많이 가는 솥밥은 1,000원이 더 비싼 11,000원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가격이 많이 오른 듯 하지만 다른 집들과 비교하여 별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여전히 손님들은 넘친다. 상호 자체가 순대국집이기 때문에 여기와서 다른 음식을 먹었던 기억은 없다. 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순대국을 달라고 했던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다. 손님의 70~80%는 아재, 즉 남자들이다. 순대국의 양도 적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워낙 실내가 넓다보니 종업원이 몇 명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장사 잘 되는 집답게 이렇게 사람이 많아도 주문한 순대국이 빨리 나오는 편이다. 예전엔 손님 테이블에 썰어 놓은 파가 있었지만 이젠 아예 국에 넣어서 갖다 준다. 파의 손실을 줄이기 위함일까? 효율성을 위함일까? 다른 집들의 순대국처럼 여기도 손님의 나름 레시피가 들어간다. 고추기름을 넣고, 양념장을 넣고, 소금이나 새우젓을 넣고, 들깨가루를 뿌리고, 취향에 따라 청양고추도 넣는다. 아무튼 순대국이 나오면 다들 자기 레시피를 구현하느라 바빠진다. 

 

개인적으로 붉은 빛이 도는 국물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매운 것을 잘 먹는 타입은 아니다. 그냥 비주얼이 그런 것을 좋아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고기는 새우젓과 마늘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솔직히 순대국을 먹을 때 마늘을 주지 않는 식당을 보면 이해가 안 간다. 돼지고기는 새우젓과 마늘이 필수인데 말이다. 이집은 늘 마늘을 넉넉하게 챙겨준다. 고기와 마늘과 새우젓의 삼각돌기를 하면서 국물을 떠 먹다 보면 금새 바닥이 드러난다. 빨리 밥도 말아 먹어야 한다. 국물 다 고갈되기 전에 말이다. 

 

밥을 말게 되면 진정한 국밥의 모양이 되면서 김치와 깍뚜기가 진가를 발휘한다. 조금 달달한 편인 이집의 김치와 깍뚜기는 국밥에 최적화된 맛이라 하겠다. 이미엔 어느새 살짝 땀이 맺히고, 배는 불러 오면서 몸이 뜨끈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런 쌀쌀한 날씨에 가장 잘 어울리는 진정한 한국인의 소울푸드이다. 순대국을 먹는 순간에는 다들 음소거 모드가 된다. 집중하여 국밥에만 전념하는 것이다. 또 그런 모습이 순대국을 대하는 겸허한 자세일 것이다. 이날도 참 배불리, 만족스럽게 잘 먹은 한 끼였다. 언제나 그렇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