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되면서 대학가도 활력을 찾았다. 지방대학의 경우는 더욱 그럴 것이다. 방학 기간에는 다들 집으로 돌아가지만 개강과 함께 학교 근처로 돌아 오는 학생들이 활력의 주연이다. 짐을 날라주고, 밥을 먹게 되었다. 교통대 앞은 학생들이 아니라면 평소엔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을 곳이다. 하지만 이날은 무척이나 번잡했다. 역시 어디나 사람이 있어야 하고, 활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뜨끈한 찌개를 먹기로 했는데 새로 문을 연 집이 있어 가보았다. 이름은 '국대 부대찌개' 집이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여긴 예전에 중국집이 있던 곳이다. 이번에 가보니 부대찌개 집이 된 것이다.





부대찌개 집이니 당연히 부대찌개를 주문했다. 그런데 메뉴를 보니 전골이라는 것도 있었다. 뭐가 다르지? 글쎄 먹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우린 밥이 함께 나오는 일반적인 부대찌개를 주문했는데 막상 찌개가 나오고 보니 작은 버터가 인원수대로 함께 나왔다. 이건 뭘까? 주인장 말로는 밥에 버터를 비비고 부대찌개 국물을 넣고 먹으면 맛이 좋단다. 하지만 이런 구성은 처음 보는 것이다. 부대찌개를 그렇게 많이 먹어봤지만 버터를 주는 집은 처음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런 시도는 참 좋은 것이다. 국물을 비벼먹는 밥에 버터를 넣는다면 당연히 맛이 더 고소하고 좋을 것이다.




이곳의 부대찌개는 맑은 육수가 특징이다. 그래서인지 속이 훤히 보였다. 잠시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어느 정도 찌개가 끓어야 우리가 알고 있는 부대찌개의 비주얼이 되는 곳이다. 그리고 국룰처럼 꼭 넣어야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라면사리이다. 그런데 이집의 특징이 여기 하나 더 있다. 부대찌개에 들어가는 라면사리가 신라면이란다. 그냥 사리면을 넣으면 될텐데 왜 굳이 비싼 신라면을 사리로 넣을까?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면만 사리로 넣다보니 스프를 원하는 사람은 마음대로 가지고 가라는 바구니가 따로 있다. 남은 스프들을 이렇게 처리하는 모양이다.




라면사리를 넣으면 국물이 엄청 진득해진다. 여기도 그랬다. 국물도 더 맛이 좋다. 모르겠다. 개인적인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맛이 더 좋은 것 같다. 이제 드디어 먹을 시간이다. 밥에 넣은 소시지와 햄 그리고 국물이 함께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거기에 꼬들면이 된 신라면의 사리가 맛을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참 괜찮은 맛이다. 그리고 점심 한 끼로는 너무나 든든한 구성이다. 소시지가 다른 집들과 다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맛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았다. 다만 국물에 소시지맛이 농축되어 들어가긴 한 것 같았다. 밥이 그냥 마구 들어갔다. 역시 한국 사람들은 찌개와 국물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여기에 휴게소에서 사온 김밥도 함께 먹었다. 김밥 부대찌개라... 이것도 나름 꽤나 괜찮은 궁합이었다. 부대찌개도 여러 버전이 있는데 여기는 김치가 들어가는 찌개같은 맛으로 굳이 따지자면 의정부 쪽의 레시피라 할 수 있다. 평택이나 용산의 부대찌개와는 분명 다른 길을 가는 부대찌개이다. 원래 여기는 햄사리도 더 넣고, 우동사리도 넣는 것이 좋은데 아무튼 우리는 간단하게 주어진 현재의 구색으로 밥을 먹었다. 라면도 이렇게 먹는 것이 그냥 라면을 끓인 것보다 더 맛난 것 같다. 물론 이것도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말이다. 젊음이 넘치는 대학가에서 먹은 맛있는 찌개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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