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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푸짐한 건더기와 진하지만 담백한 국물의 국밥 한 그릇, 포천시 동교동 동교리 순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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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성인남자들이 점심메뉴로 선택한다면 순대국은 늘 순위 안에 드는 음식일 것이다. 진한 국물과 푸짐한 고기가 넉넉하게 들어갔지만 가격이 그렇게 비싸지 않은 가장 서민적인 음식이기 때문이다. 유난히 순대국밥집이 많은 포천은 순대국에 있어서 복마전이 벌어지는 중원같은 곳이다. 웬만한 실력으로는 명함 내밀기도 쉽지 않은 지역이다. 전국적인 체인점으로 유면한 무봉리 순대국의 본점도 여기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몇 년 전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새롭게 강자로 자리잡은 집이 있다. 바로 이날 가본 '동교리 순대국' 집이다. 무봉리 순대국이나 과거 재래 시장에 있던 미성식당 같은 집보다는 역사가 짧은 편이다.

 

하지만 인기만은 못지 않은 곳으로 11시 30분이면 벌써 넓직한 주차장이 차들로 가득찬다. 자리가 없을까봐 미리 오는 손님들이 그렇게나 많은 것이다. 우리도 다르지 않았다. 우린 11시 25분에 이집에 갔다. 입구와 가까운 홀의 테이블은 이미 만석! 우리는 옆에 방처럼 생긴 곳으로 가야 했다. 이집의 인기 비결 중에 하나는 손님들이 맘껏 돼지 부속고기 삶은 것은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처음 그런 방식으로 인심을 후하게 쓰면서 소문이 난 것으로 보인다. 이젠 이집의 방식을 따라하는 집들이 많다. 사실 돼지 부속고기의 원가는 무척 저렴한 편이다. 그러니 이집의 후한 인심은 참 슬기로운 영업방식인 셈이다.

 

그냥 순대국보다 1,000원이 비싼 토종순대국에는 찰순대가 아닌 토종순대가 들어간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찰순대가 더 좋고, 예전부터 먹었던 것이 찰순대인지라 더 익숙하고 입에 맞는다. 뽀얀 국물의 순대국이 나오고, 설렁탕 집처럼 작은 소면도 함께 나온다. 소면도 리필하여 먹을 수 있다. 이집은 온통 리필이 가능한 맘편한 집이다. 양이 많은 성인남자 손님이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인 것 같다. 이렇게 순대국이 나오면 손님들은 바빠진다.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의 순대국을 예쁘고, 맛나게 만들어 먹어야 하는 것이 바로 순대국이 가진 자유로움과 유연함이다.

 

건더기가 다른 집들과 비교해도 많아 보였다. 여러 부위가 들어 있어 먹는 재미도 좋았다. 양념장을 넣고, 들깨가루를 넣고, 파도 넣고, 소금도 치고, 고추씨기름도 넣어야 한다. 아무튼 상위에 있는 양념들은 빠짐없이 넣어 주는 것이 좋다. 다 맛있어지라고 갖다 놓은 양념장이 아닌가... 그렇게 국물이 부끄러운 듯 홍조를 띄면 드디어 먹을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이 된 것이라 보면 된다. 거기에 서둘러 밥을 만다. 결국 순대국도 국밥인지라 밥이 들어가야 화룡점정이 되는 것이다. 국밥의 묘미는 후루룩 떠먹는 국물에 만 밥알이 아니던가! 순대국집의 맛을 좌우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는 바로 김치이다.

 

이집엔 배추 김치도 있고, 석박지도 있다. 석박지의 맛이 더 좋은 것 같았다. 시원하고 달달한 무김치의 맛은 구수하고 진한 국물을 만나면 배가 된다. 거기에 알싸한 생 마늘이 곁들여지면 이날의 점심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황제의 식사 이상이 된다. 다들 국 그릇에 코를 박고 전념하여 먹기 바빴다. 원래 국밥은 이렇게 먹어야 제맛이다. 자유롭고, 편하게 그렇지만 야무지게 먹어야 한다. 어찌나 건더기가 많은지 밥을 덜 말아 먹는데도 다 먹기가 버거울 정도였다. 과연 이름있는 집이 다르긴 하다. 여긴 아재들만 오는 것이 아니다. 젊은 친구들도 많다. 진하지만 깔끔한 국물 때문인가보다. 역시 한국 사람은 국밥이다. 여기서 또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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