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국수는 어쩌면 식사메뉴라기 보다는 기호식품 같은 것일 수 있다. 막국수로 매일 식사를 대신하라고 하면 과연 좋아할 만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막국수를 좋아하기는 하는 것 같다. 유명하다는 막국수 집엔 거의 늘 길게 줄이 늘어서 있고, 웨이팅 몇 십분은 예삿일이니 말이다. 그래도 역시 막국수로 식사를 하자고 하면 여름 한 철 잠깐은 몰라도 다들 손사래를 치기 마련이다. 칼국수도 비슷하다.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매일 칼국수로 식사하라고 하면 과연 좋아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렇게 기호식품인 칼국수와 막국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 양주시에 있다.





양주시 고암동, 그러니까 덕정역과 가까운 덕정고등학교 근처에 있는 '북청막국수'라는 곳이다. 분명 상호는 막국수 집이지만 여긴 감태 넣고 만든 바지락 칼국수가 또한 유명하다고 했다. 칼국수 선호자와 막국수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 손잡고 함께 갈 수 있는 곳이다. 토요일 오후 우린 이곳을 찾았다. 블로그 리뷰와 달리 그렇게 손님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슬쩍 걱정스런 부분도 있었다. 과연 이렇게 한가한데 맛이 있는 곳일까? 하지만 일단 칼은 빼 들었으니 무라도 잘라 보자는 심정으로 우리는 감태 바지락 칼국수와 물 막국수를 주문했다. 넓직하고 깔끔한 식당의 실내는 무척 맘에 들었다.





셀프코너에서 손님이 직접 김치를 갖다 먹어야 하는 줄 알고 떠 왔더니 종업원이 다시 김치를 들고 나왔다. 아마도 첫 반찬을 이렇게 주는 모양이다. 그리고 보리밥이 조금 담긴 사발도 주었다. 칼국수 집에선 이렇게 보리밥을 에피타이저 식으로 고추장과 비벼 먹긴 하지만 막국수 집에선 보기 드문 광경이다. 상호가 막국수 집인데도 칼국수 전문점처럼 이렇게 보리밥을 주다니 조금 의외였다. 아마도 집에서 이렇게 밥을 먹으라고 하면 잘 먹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런 집에서 보리밥에 고추장을 조금 넣고 비비면 그 맛이 참 좋다. 장소가 주는 착시 효과일까?





먼저 물 막국수가 나왔다. 첫 인상은 딱 봉평막국수였다. 면의 색이며 넉넉하게 담긴 육수의 양이며 봉평의 그것과 너무 비슷했다. 실제 먹어보니 맛도 그랬다. 조금 시큼하면서 달달한 그리고 시원한 막국수 면과 아주 잘 어울리는 육수였다. 직접 육수를 빼는지는 몰라도 일단 합격점이다. 면은 메밀 100%라고 하긴 뭐해도 육수와 잘 맞는 궁합의 쌉쌀한 메밀면이었다. 막국수 매니아들은 육수보다 역시 이 메밀의 담백하고 건강한 맛을 즐기는 것이니 그런 점에서 봐도 이것 역시 합격이다. 집 근처에 이렇게 근사한 막국수 집이 있는지 몰랐다. 주차장도 넉넉하고, 실내도 넓고 아주 좋다.





막국수가 근사하길래 역시 상호가 막국수 집이니 그런 모양이다 하면서 칼국수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막상 나온 칼국수는 전혀 그런 예상과 달랐다. 어떤 면에선 칼국수 전문점 보다도 맛이 더 근사했다. 깊은 바지락의 향이 살아 있는 짭짤한 육수와 넉넉하다 못해 터져 나올 만큼 양이 많은 바지락, 쫄깃하면서 부드러운 칼국수 면까지 차라리 여긴 막국수 집이라기 보다는 칼국수 집이라 해야 할 것 같은 곳이었다. 이런 훌륭한 맛을 속에 담고 있다니 대단하다. 아마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 이런 정도의 퀄리티라면 금방 소문이 날 것 같다. 어쨌든 이날은 이래 저래 모두가 행복한 식사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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