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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바닷가에 만난 감동적으로 맛있는 곱창 구이, 동해시 천곡동 오늘 곱창

by jeff's spot story 2024. 12. 22.

여행의 큰 묘미 중에 하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장소가 어디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음식을 먹는가가 더 의미있다. 강원도 동해시는 우리가 좋아하는 여행지 중 더 자주 찾는 곳이다. 예전엔 여기에서 북한의 금강산을 가는 기항이 있어 유명했다는데 이젠 울릉도를 가는 항구가 있는 곳으로도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경남 포항에서 가는 것보다야 우리는 여기가 더 가깝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동해시는 관광코스로 부족함이 없다. 숙소가 너무하다 할 정도로 많아 가격이 합리적이고, 선택의 폭도 넓다. 우리는 이날 합리적인 가격에 숙소를 선택했기 때문에 무척 만족스러웠다. 

 

기분이 좋을 때는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주는 것이 좋은 일이다. 숙소로 들어가면서 본 곱창집을 찾아가기로 했다. 이름은 오늘곱창이다. 곱창은 사실 아주 좋은 아이템은 아니다. 기름이 많지만 단백질은 많지 않다. 건강스러운 음식은 아니지만 식감만은 어떤 음식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리고 가격도 한우 등심처럼 비싼 편이다. 양 대비 가격으로는 한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무튼 이런 곱창을 맘껏 먹고 싶어 이집을 찾았다. 조금은 이른 시간임에도 가게에는 손님들이 많았다. 역시 곱창은 찾는 사람이 많다. 우리는 모듬도 필요없고 그저 곱창이 먹고 싶어 곱창으로 2인분을 주문했다. 


동해시에서 나름 인기가 있는 집인지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주인장은 아마도 만화 주인공인 짱구를 좋아하는 모양이다. 짱구 인형이 여기 저기 많이 있었다. 이집의 영업방식은 곱창을 완전히 구워서 내어준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문하고 거의 30분을 기다려야 했다. 이런 영업방식은 손님들에게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 왜 이렇게 완전하게 구어서 내어주는 것일까? 어느 정도 손님상에서 굽다가 탈 것 같으면 종업원들이 다니면서 잘라주면 될 것을... 도봉동의 삼오집에서는 익지 않은 거의 살 같은 곱창을 주고 손님테이블에서 굽게 한다. 종업원들이 다니면서 잘라 주기는 하지만 굽는 주체는 손님들이다. 


방식에 차이는 있지만 어찌되었든 우리는 곱창 한 냄비를 받을 수 있었다. 양배추가 밑에 깔려 있는 곱창은 여느 집보다 고급진 비주얼이었다. 하지만 다른 곱창집들에는 늘 있기 마련인 염통이 한 점도 없었다. 아쉬웠다. 그래서 12,000원 하는 염통을 따로 구워달라고 주문했다. 그랬더니 미리 주문하지 않으면 별도 주문을 받지 않는단다. 이게 무슨 소리일까? 그냥 신선한 염통을 손님 테이블에 갖다 주면 되는 것을 왜 자신들이 꼭 구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이집의 영업방식은 무조건 고기를 자신들이 구워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손님 상에 올리는 경우는 없는 것이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영업방식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곱창의 맛은 아주 훌륭했다. 예전에 자주 다녔던 수유리 왕십리 곱창과 큰 차이가 없었다. 깔끔하고 잡내가 없는 고급진 곱창의 맛은 가격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런 훌륭한 맛을 지녔으면 염통 정도는 손님들이 굽게 만들어도 될텐데... 아무튼 우린 더 팔아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이집에서 맛나게 곱창을 소주와 함께 먹었다. 최근에 먹은 집중에 가장 맛난 집이라 할 수 있다. 곱도 많이 들어 있고, 잡내도 없고, 앂는 식감도 살아 있는 꽤나 고급진 곱창이었다. 볶음밥도 무엇 때문에 안 된다고 하여 포기하고 그저 곱창만 먹고 나왔다. 아쉽다. 푸짐하게 먹고 싶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곱창만 놓고 보면 참으로 괜찮은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