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모처럼의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장소는 포천동 구시가지의 모처였다.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새로운 장소였다. 이름은 모모포차라고 했다. 이 가게 근처를 그렇게 돌아다녔는데 이집이 있는지 몰랐다. 주인장의 말로는 오픈한지 2년이 넘었단다. 그런데 어떻게 가게가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가 있을까? 역시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내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이라고 믿으면 안 되는 이유다. 아무튼 우리는 주말 저녁에 다시 포천동에서 만났다. 가게는 밖에서 보는 것처럼 아담하고 소박한 분위기였다. 테이블이 많지 않아 완전히 우리가 전세를 낸 격이 되고 말았다.
이날 저녁의 주 메뉴는 능이버섯 닭백숙이었다. 가장 좋아하는 안주 중에 하나다. 원래 이런 메뉴는 없단다. 특별히 우리를 위해 마련한 것이라 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그런데 닭백숙의 맛이 예사롭지 않았다. 내공이 있는 전문가의 솜씨였다. 아니다 다를까 주인장은 포장마차를 하기 전에 백운계곡에서 한동안 백숙집을 운영했었단다. 어쩐지... 그냥 만든 맛이 아니었다. 과연 계곡에서 먹는 전문가의 닭백숙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주 깊은 맛이었다. 이런 보약같은 닭백숙은 그냥 먹어 버리기엔 너무 아까워 우린 죽을 만들어 국물까지 싹 다 먹었다. 건강해지는 느낌이 아주 팍~
닭도 제법 크기가 되는 사이즈였기에 여러 사람이 둘러 앉아 먹었지만 부족함이 없었다. 이런 맛난 보약을 여기서 먹게될 줄이야...이날 술자리는 세 시간 가깝게 이어졌다. 그동안 냄비에서 닭백숙 국물은 제대로 우러났다. 이런 진국이 없다. 반찬도 입에 맞고, 전체적으로 음식값이 조금 싼 느낌이었다. 점심을 한다면 와서 먹고 싶은 집이다. 저녁 때도 단골들이 많아 예약을 해야 할 정도라 했다. 하긴 나 같아도 이런 메뉴에 이 정도 가격이라면 오고 싶을 것 같다. 가장 특이한 것은 족찜이었다. 족발을 소고기찜처럼 만든 것이란다. 같은 양념이라는데 언뜻 와 닿지 않았다. 그런 음식을 전에 먹어 본 적이 있던가?
닭백숙 옆에는 메뉴에도 있는 닭도리탕이 끓고 있었다. 칼칼한 양념이 일품인 닭요리의 대표격인 메뉴라 하겠다. 처음엔 닭백숙보다 도리탕이 더 인기가 좋았다. 처음 접하는 음식으로는 아무래도 양념이 쎈 도리탕에 더 젖가락이 가는 법이다. 하지만 먹다보니 다들 능이 닭백숙으로 돌아가더라는... 역시 단순한 것이 더 깊은 맛을 낸다. 심플 이즈 베스트라 하겠다. 안주삼아 먹으라고 내준 꼬막이 어찌나 반갑던지... 별 것 아닌거 같지만 꼬막은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다. 이런 반찬을 내어준다는 것은 주인장의 인심이 후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왜 이집에 저녁엔 자리가 없다고 하는지 알겠다... 맛나고, 합리적인 가격의 술집을 하나 더 알게 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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