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에서 일할 때 일주일이면 두 어 번은 꼭 가서 먹었던 집이 바로 성북돈가스였다. 당시엔 기사식당 같은 분위기였고, 왕돈가스의 크기가 엄청나서 아재손님들이 많았던 집이다. 그리고 꼭 된장국 같은 한국적인 반찬이 나왔는데 김치와 함께 먹는 돈가스나 생선가스는 참 맛이 좋았다. 거의 늘 손님들이 많았던 집이었기에 어쩌면 당연하게 체인점의 본점이 된 것 같다. 추억을 불러 오는 성북돈가스가 포천의 선단동 맥도날드 건너편에 있다. 사실 이젠 전처럼 돈가스를 아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번은 가봐야 할 것 같아 찾아갔다.
이집이 오픈하기 전에 이곳은 만두전골을 팔던 식당이었다. 그 전엔 선지해장국집도 있었다. 분명 대로변에 있는 몫이 괜찮은 곳인데 이상하게도 자꾸 업종이 바뀐다. 만두전골을 팔던 식당일때와 큰 변화는 없지만 자리가 뭔가 허전해 보였다. 아마도 전에 있던 테이블들을 많이 없앤 모양이다. 이유는 잘 모르지만 약간은 휑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성북돈가스는 기사식당으로 시작한 집이다 보니 인테리어 보다는 양이나 맛으로 승부를 걸었던 집이다. 하지만 여긴 뭐랄까 예전 성북돈가스보다는 고급진 분위기라고 해야할까? 분명 과거의 성북돈가스에서 변화된 느낌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큰 변화는 왕돈가스 식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본식 돈가스처럼 나온다는 것이다. 성북돈가스의 엄청난 크기의 왕돈가스에는 항상 소스가 과하다 할 정도로 부어져 나왔는데 여기는 소스를 따로 찍어 먹는 일본식이다. 본점도 이런 방식으로 바뀐 것일까? 그리고 아쉬운 점은 본점에서 돈가스보다 오히려 더 자주 먹었던 생선가스가 메뉴에 없다는 것이다. 사실 돈가스보다 생선가스를 더 좋아했는데 말이다. 대신 판모밀 국수가 있다. 모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주문하게 되는 단골 점심메뉴인데 여기서 보니 여간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
판모밀 국수가 나와서 보니 조금 이상했다. 혼자 먹을 국수인데 왜 쯔유와 와사비를 두개씩 주었을까? 이걸 둘이 나누어 먹으라는 의미일까? 그리고 단무지가 없었다. 아무리 판모밀이지만 그래도 단무지 정도는 주면 좋을텐데 말이다.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모밀국수의 상징인 쯔유는 아주 훌륭했다. 일식 모밀집에서 먹는 것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로 좋은 맛이었다. 모밀국수는 메밀로 만드는 막국수처럼 소화가 잘 되고, 식감이 소박하다. 메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막국수든 모밀국수든 마다하지 않는 법이다. 돈가스를 먹으러 왔다가 모처럼 아주 맛난 모밀국수를 먹게 되었으니 행운이라 하겠다.
돈가스의 경우는 안심이 등심보다 1,000원이 비싸다... 돼지고기 부위 중에서 안심이 등심보다 비싼가?? 잘 모르겠네. 돼지고기에서 삼겹살이나 목살 같은 인기부위보다 안심이나 등심은 무척 저렴한 부위이다. 하지만 건강에는 더 좋다. 삼겹살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안심이나 등심을 자주 먹어야겠다. 돼지갈비처럼 안심이나 등심을 양념해서 구워 먹을 수는 없을까? 돈가스 외에 돼지고기 안심을 먹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하는 생각이다. 아무튼 이날 먹은 돈가스와 판모밀 국수는 건강한 한끼였다고 하겠다. 제법 손님도 많고, 고기도 좋은 등급인 것 같아 오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잘 먹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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