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가격이 많이 올라서 특히 가기 어려워진 곳이 장어집이다. 그렇지 않아도 몸값이 귀한 음식이었는데 코로나를 거치며 얼마나 올랐을까 상상도 가지 않는다. 하지만 가끔은 정말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장어를 대체할 만한 음식이 별로 없기 때문에 그럴 때는 지갑을 열 각오를 하고 가야한다. 예전엔 바다 장어인 꼼장어가 엄청 싼 편이었지만 이젠 꼼장어도 많이 비싸졌다. 별 수 없다. 그냥 비싸도 민물장어를 먹으러 가는 수밖에... 우리가 선택한 집은 소흘읍 사무소 앞에 있는 미친장어 였다. 이 집은 같은 자리에서 벌써 꽤나 오랫동안 영업을 하고 있는 장어 전문점이다.
장어 가격이 올라서인지, 경기가 안 좋아서인지 예전과 달리 한창 먹을 시간인데 손님이 별로 없었다. 그렇게 사람이 많던 식당인데 정말 요즘 불경기가 심하긴 한가 보다. 가장 궁금했던 장어의 가격은 특대 사이즈, 장어 두 마리 기준으로 73,000원 이란다. 특대 사이즈는 1kg 정도 되는 무게이니까 생각보다는 그렇게 많이 오른 편은 아니었다. 요즘 좀 괜찮다는 삼겹살 집이 180g에 14,000원 정도 하니까 장어보다 오히려 삼겹살이 더 비싼 편이라 하겠다. 아무튼 벌건 숯불이 나오고, 좀 기다리고 있자니 드디어 우리가 그렇게 먹고 싶었던 장어가 나왔다.
장어구이는 다른 양념없이 그냥 소금구이로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 물론 다 익은 장어는 맛난 특유의 양념에 찍어 먹어야 하긴 하다. 왜 그런지 몰라도 장어는 꼭 명이나물에 싸 먹는 것이 의례적인 것으로 되어 있다. 둘이 궁합이 잘 맞아서겠지? 한 때 명이나물도 몸에 좋다하여 가격이 꽤나 치솟았던 적이 있다. 그때는 장어집에서 명이나물 더 먹으려면 눈치가 보일 정도 였는데 이젠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화력 좋은 참숯에 장어를 올리면 금새 노릇 노릇하게 잘 구어진다. 그 때부터는 종업원들의 전문가적인 터치가 있어야 제대로 된 장어구이를 먹을 수 있다.
별다른 반찬도 필요없다. 그냥 잘 익은 장어를 명이나물에 생강과 양념을 발라 싸먹으면 된다. 가끔 마늘도 넣고, 상추쌈으로 싸먹기도 하지만 역시 장어는 그냥 명이나물과 생강, 그리고 잘 만든 양념만 있으면 된다. 몸에 좋은 장어를 먹으러 와 놓고도 술 한 잔 생각이 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긴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은 그저 안주가 되는 법이다. 이날도 몸에 좋은 음식과 좋지 않은 술을 마시면서 서로 상쇄시켜 버리는 비 생산적인 일을 하긴 했다. 그래도 입에 좋고, 맘에 넉넉하니 이 정도면 값을 지불할 만 하다 하겠다. 장어처럼 좋은 음식은 사실 술 한 잔 생각나서 오는 것 아니던가?
장어마 먹다보면 금새 안주나 저녁거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가끔은 된장찌개 같은 외도도 필요하다. 물론 우린 밥을 따로 먹진 않았지만 먹는양이 많은 사람들은 여기서 국수나 추가 장어쪽으로 생각이 갈 것이다. 우리야 그냥 소주 한 병 더 추가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먹는 동안 손님들이 더 들어오지 않았다. 참 맛나고 가격도 과거와 비교하면 그렇게 부담스러운 정도가 아닌데도 손님이 별로 없었다. 이런 불경기는 언제쯤 사라지려나... 정치가 이렇게 혼란스러우니 경제가 살아날 일이 없다. 국제적으로도 영 시끄러운 시국이 아닌가... 하지만 분명 이것도 지나갈 것이다. 그 때까지 다들 잘 버티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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