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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삼겹살도 편안하게,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곳이네! 포천시 신읍동 믿음식당

by jeff's spot story 2024. 1. 21.

이날 저녁은 여러 심난한 일들이 있는 가운데 모처럼 약속이 생겼다. 평소 자주 가진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가던 곳인데 여기서 삼겹살을 먹기는 처음인 것 같다. 하긴 이리로 이전하기 전엔 믿음식당 하면 주로 고기를 먹으러 가긴 했었다. 아무튼 주인이 바뀌고, 장소도 바뀐 지금은 글쎄 어떨까 궁금한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가서 보니 메뉴판에 적힌 냉동삼겹살에 눈이 확 꽂혔다. 입이 싸서 그런지 냉동삼겹살이 생 삼겹살보다 더 좋으니 이걸 어쩌나? 값도 싸고 맛도 좋으니 냉동을 주문할 수밖에 없다. 특이한 것은 보통 냉동 삼겹살 하면 네모낳게 잘려서 나오기 마련인데 여긴 그냥 길게 나왔다. 이래야 고기를 뒤집기 수월하다나? 아무튼 이런 모양도 특이한 것이다. 마치 생 삼겹살을 일부러 얼려 놓은 것 같은 그런 느낌? 물론 그런 바보같은 짓을 하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냉동삼겹살은 생삼겹살보다 아무래도 좀 퍽퍽하고 기름진 맛이 덜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 맛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드니 이것도 참 경제적인 입맛인 셈이다. 개인적으론 이렇게 두꺼운 냉동삼겹살이 아니라 대패삼겹살처럼 좀 얇은 냉동 삼겹살이 더 좋지 않나 싶다. 그래야 퍽퍽함도 덜하고, 집에 먹기도 좋다. 역시 바싹 익은 삼겹살은 과자같은 맛이 나서 좋다. 이것도 저렴한 입맛이라 하겠다. 삼겹살의 찰떡 궁합이라는 소주가 등장하고, 드디어 우리의 오랫만의 저녁회식이 시작되었다. 술이 있어 좋고, 삼겹살이 익으니 더 좋고 그렇다. 


먹는 중간에 김치찌개도 주문했다.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간 아주 얼큰한 찌개였는데 결국 이 찌개는 제대로 먹질 못했다. 하도 우리가 소주를 빨리 달리는 바람에 막판엔 정신이 혼미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먹다간 집에 가는 것도 일이다 싶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했다. 그런데 한 숟가락 먹어보니 이 김치찌개를 꼭 먹었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얼큰한 김치찌개에 라면사리를 넣고, 하얀 쌀밥과 먹는 것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라 할 수 있는데 말이다. 아깝다...


그러나 저러나 우리의 저녁 회식은 그렇게 거하게 마무리 되었다. 오랫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이라 그런지 술맛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이런 맛에 살아야 하는데 아주 평범한 이런 일상조차 누리는 것이 힘든 시기를 참으로 오래도 버티고 있다. 언제나 예전처럼 다시들 얼굴 맞대고 흥겨운 시간을 같이 보낼까? 삼겹살이야 어디나 있고, 가장 흔한 음식이지만 믿음식당에서 먹어보니 이집만의 매력이 분명히 있다. 친절하고, 반찬이 다채롭고, 고기 맛도 괜찮고, 술집 분위기 물씬 이런 요소들이 즐거움을 주는 좋은 하모니를 이룬다. 좋은 저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