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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친근하고 진한 국물의 육개장은 한국인의 소울푸드, 포천시 군내면 이화수 육개장

by jeff's spot story 2024. 1. 21.

포일고를 조금 지나 용정5거리 방면으로 가다보면 얼마전 깔끔하게 문을 연 이화수 육개장 집을 만날 수 있다. 제법 크기도 하고 세련돼 보이는 이 집이 파는 것은 의외로 가장 한국적이고 서민적인 육개장이다. 언젠가 대구가 육개장의 고장이라며 나온 TV프로를 본적이 있는데 그 때 그저 잔치때나 시장통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음식이라고만 생각한 육개장 한 그릇에 들어 있는 전통과 정성을 볼 수 있었다. 


포천 시내에선 좀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그래도 점심 때는 제법 사람들이 모여든다. 전통적인 음식이지만 최근의 유행하는 퓨전풍으로 메뉴가 여러가지가 있어 나는 매운 맛이 안 나는 맑은 육개장을 주문했다. 함께 간 일행들도 각자 원하는 메뉴들을 주문했는데 그러고 보니 육개장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메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실 나는 냉면이 먹고 싶었는데 그건 다음달 부터나 시작을 한다고 했다. 그런 아쉬움을 맑은 육개장이 메워줄 수 있을지 기대하며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제일 먼저 나온 것은 이집에서 새롭게 시도하고 있다는 고르곤졸라 피자였다. 조금 타 보이는 이 피자도 가격은 저렴한 편이다. 그런데 원래 고르곤졸라 피자의 모양이 이랬던가? 새롭게 시도를 하고 있다는 말처럼 이집만의 피자로 재탄생 시킨 것일까? 전날 엄청난 과음 덕에 난 이 피자를 손도 대지 못했다. 치즈나 빵이라는 말만 들어도 속이 뭉글뭉글 해질 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맑은 육개장이 있어 나의 지친 속을 달랠 수 있었다. 맑은 육개장은 모든 재료를 같이 넣지만 매운 맛만 뺀 좀 애들 취향의 육개장이었다. 잘게 쪼갠 사태고기가 듬뿍 들어가 보기에도 푸짐했다. 옆에 앉은 일행은 육개장 국물에 칼국수를 넣은 육칼국수를 시켰다. 그러니까 같은 재료들로 약간씩 변형을 준 음식들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대부분의 일행들이 주문한 전통육개장은 보기만 해도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시뻘건 국물이 자극적이었다. 아마 지금의 몸 상태에서 내가 저 국물을 먹었다간 흐르는 땀에 빠져 헤엄을 쳐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얻어 먹어본 국물 맛은 그렇게까지 맵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기엔 엄청 매울 것 같지만 막상 먹으면 맵다는 느낌 보다는 진국이라는 느낌이 더 강했다.  그러니까 내가 주문한 맑은 육개장의 국물이 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매운 맛도 뺐기 때문에 뭐랄까 소고기 무국을 진하게 끓여 먹는 느낌이랄까 그런 맛이었다. 


사실 나는 또 다른 일행이 주문한 떡만두국도 먹고 싶었다. 이 국물에 만두를 넣으면 사골만두국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일단 그건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이집의 시그니쳐 메뉴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옆에서 먹고 있는 칼국수도 땡겼다. 그럼 다음에 와서 도대체 뭐부터 먹어야 하는 거야?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힌 맛과 분위기였다. 점심시간이라 사람들도 무척이나 많고 혼잡스러웠지만 그래도 친절하게 잘 서비스해 주었다는 점도 맘에 들었다. 다음엔 몸 상태를 좋게 만들어 와서 매운 전통 육개장에 도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