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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차가운 계절에 잘 어울리는 뜨끈한 굴국밥과 굴전, 울산시 등대로 굴사랑&가야밀면

by jeff's spot story 2024. 1. 21.

울산 여행은 대왕암을 보면 거의 다 본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한다. 물론 다른 볼거리들도 많지만 어제 울산대교 전망대도 갔었고, 대왕암 출렁다리도 가 봤으니 만족스러운 일정이라 하겠다.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우린 대왕암 인근을 어슬렁거렸다. 그러다 이집을 발견했다. 사실 굴국밥보다 가양밀면을 더 먹고 싶었다. 아무리 날씨가 차도, 얼죽아 족인 우린 시원한 밀면이 더 땡겼다. 그런데 밀면은 동절기에는 팔지 않는단다. 이런~ 나갈까 하다가 하도 손님이 많아 맛이라도 보자며 들어가게 되었다. 

 

겨울에 먹는 굴국밥은 특별한 맛이 있다. 언 몸도 녹여주지만 영양이 많고, 특히 정력에 좋다하여 원기를 회복하는데 일익을 한다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엔 아무래도 기력이 쇠하기 마련인데 굴을 먹으면서 몸을 보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집의 대표 메뉴인 세트메뉴를 주문했다. 굴국밥 2인에 굴전이 나오는 24,000원 세트이다. 비싸지 않은 가격이다. 구성도 좋다. 남녁이 아무래도 경제적인 가성비는 더 좋은 것 같다. 울산 근처에서 굴이 나오던가? 잘 모르겠네...

 

반찬을 셀프로 리필할 수 있는데 무채나물이 어찌나 시원하고 맛나던지 네 번이나 가져다 먹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고추 된장무침도 좋았다. 가성비 좋은 굴전이지만 굴은 정말 푸짐하게 들었다. 이런 구성이라면 만 원을 받아도 될 것 같은 비주얼이었다. 이래서 점심 시간에 그렇게 손님이 많았는가 보다. 운전만 아니라면 여기서 울산 막걸리 한 잔 딱 마시면 금상첨화 같은데 말이다. 고소하고 기름진 굴해물전은 에피타이저로도 아주 훌륭했다. 

 

굴전에도 굴이 많았지만 굴국밥에도 굴은 지천이었다. 이런 구성에 이 가격이면 참 고맙다. 굴국밥은 다른 집들과 달리 콩나물은 없고, 대신 미역이 많이 들었다. 그러니까 결국 굴이 많이 들어간 미역국인 셈이다. 이런 국밥은 입에도 좋지만 몸에 정말 좋은 재료가 된다. 한껏 돌아다니며 조금은 피곤했는데 국밥을 먹는 동안 몸이 서서히 가벼워지고 든든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심리적인 효과겠지? 어떻게 먹는 동안 갑자기 몸이 좋아지겠는가... 그래도 굴 때문이라 믿고 싶었다. 

 

밥을 따로 주지 않고 국에 말아 주는 방식이라 밥과 국을 따로 먹는 사람은 미리 이야기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밥을 말아서 토렴하듯 주는 국밥을 더 좋아한다. 사실 국믈 말아야 국밥 아닌가? 따로 먹으면 따로 국밥이지... 굴과 시원한 무생채가 이렇게 잘 어울리는 환상의 콤비인지 몰랐다. 밥을 다 먹지도 않았는데 어찌나 몸에서 열이 나던지.. 아마 이런 변화는 건강해지는 신호겠지? 울산 사람들의 겨울 건강을 책임지는 아주 고마운 국밥을 잘 먹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