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은 삼성이 한국 회사라고만 알고 있지만 사실 삼성은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이다. 오늘날 세계의 대표적인 기업들은 모두 다국적 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국적 기업이라는 용어는 1960년 D.E.Lilienthal 이 처음 사용하였다. 1971년 Y.Aharoni 는 다국적 기업의 정의를 내렸는데 기업 조직 또는 조직 구조상 대상 국가의 수, 소유권 구조, 최고경영층의 국적, 투자비율 등을 기준으로 다국적 기업을 정의하였다. 최근에는 이외에 해외수입, 해외판매액, 외국인 종업원 수 등도 포함하여 정의한다. 이와 같은 기준을 근거로 다국적 기업의 글로벌지수를 판단한다면 CNN Money와 포춘지가 정한 글로벌 기업 중 삼성은 제너럴 모터스 다음인 세계 20위에 해당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것은 점차 증대되는 시장경쟁 속에서 보다 많은 소비자와 협력업체를 효율적으로 구할 수 있는 다국적 기업이 하나의 해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연 삼성전자가 이건희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이 맞는가 하는 질문에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비록 삼성전자의 본사는 경기도 수원이고,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 대다수가 우리나라 사람이지만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얘기가 다르다. '개인'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이 맞지만(보통주 3.82%), 기관 투자자를 포함한 전체 주주 중에선 미국 자산운용사 더캐피털그룹이(The Capital Group) 그보다 많은 5.24%의 지분을 보유 중이고, 국민연금공단은 무려 9.6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더캐피털그룹 같은 외국인 지분의 총합이 53.2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지분으로만 따지면 삼성전자를 외국 기업으로 볼 수도 있다.
바로 이런 문제 때문에 3세 경영인인 이재용 부회장의 후계 구도에 상당히 복잡한 변수가 작용하게 된 것이다. 삼성은 세계적으로 많은 사업장을 가지고 있으며 관계회사가 복잡하게 얽혀있으며, 지분관계 역시 100% 제대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할 정도로 난해하다. 외국인의 지분이 더 많기 때문에 아예 국적이 바뀌었던 쌍용자동차의 경우를 보면 삼성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얼마 전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대로 삼성은 모범적인 다국적 기업 성장 사례라 할 수 있다. 삼성이 가족경영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진화한 아시아 기업의 성공 사례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아시아 회사들이 브랜드 파워가 없지만 삼성은 그렇지 않으며 ‘가족경영 기업 집단(family conglomerate)’ 단계를 넘어 글로벌 다국적 기업으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2세 경영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990년대 삼성의 기업문화 글로벌화, 성과 기반 보상시스템 구축, 외국인 채용 등 다국적 기업조직 활성화에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3세 경영인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경영승계를 앞두고 있는데 오너 일가의 지분은 적지만 오히려 기관투자가나 외부의 투자자들은 1500억 달러에 달하는 지분을 투자함으로서 현 경영진에 신뢰를 보이고 있다.
이미 삼성은 전체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만들고 있고, 생산도 그렇다. 임직원의 비율도 점점 외국인의 수가 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조직이 건전하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나라의 사정에 맞춰 한국인 근로자들이든, 외국 근로자들이든 노조를 통해 더욱 단단한 조직력을 가질 때 오히려 생산성이 증가한다는 것은 IMF의 보고서에도 명시된 사실이다. 향후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노조를 양성할 경우 삼성의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를 생각할 때 지금까지 거둔 성과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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