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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돌아가는 이야기

이스라엘 국민들 네탄야후 총리관저 앞에서 인질석방 대규모 시위, 도대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싸우는 것일까?

by jeff's spot story 2024. 1. 21.

최근 벌어진 가자지구의 분쟁, 아니 전쟁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아주 깊고도 깊은 악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해묵은 감정을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시작된 20세기 중반부터라고 하지만 실은 그 보다 훨씬 아주 오래 전부터 이들은 대를 이어 감정싸움을 하고 있다. 어쩌면 그 시작은 인류 문명의 시작과도 같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우리가 잘아는 성경의 이야기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도 바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즉 유대민족과의 분쟁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이들은 유대민족이 이집트에서 출 애굽하여 가나안 인근으로 이주하면서 부터 싸우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화가 카라바조(Caravaggio, 1571-1610)가 1607년 경 그린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David with the Head of Goliath)’.

새로운 땅에 정착하려는 유대인들과 원래 그곳에 살고 있던 팔레스타인, 즉 블레셋은 어쩔 수 없이 분쟁이 날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처지였다. 이들의 분쟁은 단순히 이권 때문도 아니고 영토분쟁이라 볼 수도 없으며 역사적으로 철천지 원수이기 때문만도 아니다. 한쪽이 강하면 다른 한쪽은 밀리고, 당하고, 수탈당하고 그랬다. 국제적으로 보면 전 세계적으로 인접한 나라끼리 사이가 좋은 곳은 한 곳도 없다. 영국과 프랑스도 그랬고, 우리나라와 일본, 베트남과 캄보디아도 그랬다. 이렇게 수 천년이 넘도록 싸워오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은 로마의 등장으로 뿔뿔히 흩어지면서 분쟁의 역사가 중단되게 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그렇게 수 천년 동안 이들은 서로 조우하지 못했다. 그러다 앞서 살펴 본대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바로 옆에 나라를 만들면서 그 유명한 중동전쟁이 일어나게 된다. 중동 지역의 국제정세는 무척 복잡다단하다. 서로 형제국이라 하면서도 전쟁을 하기 일쑤고, 원수의 나라라고 하다가 갑자기 연합하여 다른 나라를 쳐들어가도 한다. 단순 이해관계만도, 역사적인 관계만도, 종교적인 이유만도 아니다. 하지만 유대인의 나라인 이스라엘이 생긴다는 것은 중동의 아랍권에서 보면 대단한 장애물이 아닐 수 없다. 이 때는 지금도 그렇지만 팔레스타인 뿐 아니라 인근의 여러 아랍권 국가들도 이스라엘을 잡아 먹기 위해 쳐 들어 왔다. 

욤키푸르 전쟁 사진

하지만 이스라엘을 몰아내는데 실패하고, 결국 이스라엘은 지금의 요르단 옆에 떡 하니 나라를 차리게 된다. 이스라엘의 뒤에는 든든한 후원자인 미국과 서방의 나라들이 있었지만, 이스라엘 국민들의 독립에 대한 열의도 대단한 것이었다. 그렇게 소소한 분쟁들이 이어진 것이 지금의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이다. 이스라엘의 지도층이라 할 수 있는 종교지도자들, 즉 랍비들은 팔레스타인과의 평화는 없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다. 이들은 이교도로 만일 평화롭게 지낸다면 과거 여호와 하나님이 그랬듯 자신의 나라는 다시 없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즉, 팔레스타인이 살면 우리가 죽는다는 타협없는 극단의 대치라 하겠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이들간의 분쟁은 일반적인 다른 나라들의 전쟁과는 양상이 다르다. 포로가 거의 없으며 아이들이나 여자, 노약자 등 전투시 배려해야 하는 이들에 대한 보호조치도 없다. 학교고 병원이고 필요하면 폭격하고 굶든지 말든지 신경쓰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자국의 군대가 가장 도덕적인 군대라 하지만 가장 잔인하고 자비가 없는 군대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인질사태는 이런 이스라엘 군의 속성을 잘 아는 가자지구의 하마스가 선택한 비열하고 비인간적인 전술이라 하겠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이스라엘의 총리도 자국민 석방보다는 팔레스타인과 하마스 격멸에 더 열을 올리는 모양이다. 자국민들이 좀 다치고 죽더라도 전쟁을 무조건 하겠다고 우긴다. 이것이 지금의 이스라엘의 도덕적인 정부와 군대의 현주소이다. 

 

아마도 네탄야후 총리는 수세에 몰렸던 본인의 정치적인 위기를 이번 분쟁을 통해 불식시키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명분이 있는 전쟁이라 해도 자국민들이 죽어가는 상황에서 무슨 유익이 있을까? 어쩌면 이번 이스라엘의 전쟁은 중동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이스라엘을 더욱 고립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21세기 대명천지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느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스라엘은 민주주의 국가라 보기 어렵다. 여긴 신권통치를 하는 2천 년 전의 이스라엘과 아직도 비슷한 모습이라 보는 편이 더 맞을 것이다. 국제사회의 중재와 폭력 종식의 목소리가 크지만 자국민들의 소리에도 귀를 닫고 있는 이스라엘의 이번 분쟁이 과연 언제나 끝날지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