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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스트레스 받을 때 정말 생각나는 매콤하고, 강렬한 양념 쭈꾸미 볶음, 포천시 소흘읍 쭈꾸미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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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흘읍 주공3단지의 먹자골목에는 강렬한 양념이 일품이라는 이집이 있다. 소문은 듣고 있었다. 꽤나 매운 곳이라 하여 솔직히 찾아가는 것이 부담스럽기는 했다. 하지만 맵질도 강한 매운맛을 품고 있는 쭈꾸미가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이날이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땀 깨나 흘릴 각오를 하고 찾아갔다. 이집의 이름은 '쭈꾸미의 신'이란 곳이다. 먹자골목 한 가운데 쯤에 있는데 조금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단체 손님들이 있어 식당 안은 꽤나 시끌 시끌했다. 우리는 중간 매운 맛으로 쭈꾸미를 주문했다. 요즘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메뉴판의 가격을 보고 조금 놀라기는 했다. 결코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다.

 

너무 매울 것 같은 비주얼이었기에 치즈 사리도 주문했다. 평소엔 잘 먹지 않는 아이템이지만 이날의 매운맛을 조금은 중화시켜 줄 효자가 될 것이었다. 춘천에 갔을 때 매운 닭갈비를 먹을 때 얻은 지혜가 이날도 잘 적용된 셈이다. 이집의 특징은 쭈꾸미에 별 다른 재료들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로지 굵고 실한 쭈꾸미들만 팬에서 구워 먹는 시스템이다. 어쩌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 어차피 다른 재료들보다 손님들은 살이 통통하게 오른 실한 쭈꾸미를 먹으러 오는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굽기 시작하자마자 바로 매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아직 젖가락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 이미에 땀이 맺히는 기분이 들었다.

 

양념 쭈꾸미를 먹을 때 반드시 챙겨먹게 되는 깻잎과 콩나물 같은 야채들은 셀프코너에서 손님이 맘껏 갖다 먹을 수 있다. 추가 주문하면서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하긴 맵질들은 깻잎이나 날김처럼 중화시켜주는 재료들을 많이 먹기 때문에 이집의 셀프 코너가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쭈꾸미 먹을 때 거의 늘 들어 있던 당면도 여긴 있지 않았다. 정말 오로지 쭈꾸미로 승부를 거는 집이다. 당면의 아쉬움이 있다면 우동이나 날치알 사리를 먹을 순 있다. 쭈꾸미는 비슷한 사촌격인 낙지나 오징어보다 분명 작은 몸집을 가진 애들인데도 여기에선 꽤나 덩치가 커 보였다. 아마도 주인장이 큰놈들로만 사오는 모양이다.

 

얼추 절반정도 쭈꾸미를 먹었을 때 흐르는 땀을 주체할 길이 없어 우동사리를 먹기로 했다. 잠시 쉬어간다는 의미를 더하기로 한 것이다. 이래야 후반전을 다시 뛸 수 있을 것 같았다. 중간 맛인데도 이렇게 어쩔줄 몰라하니 매운 맛으로 주문했다간 쓰러질 판이다. 양념 쭈꾸미와 우동사리의 만남은 아주 좋은 궁합이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적당히 잘 먹는 기분이 든다. 이 시점에서는 술맛도 매운 맛에 거의 정복된 상태가 된다. 술에 취하는 것인지, 매운맛에 취하는 것인지 잘 모를 상태가 된다. 하지만 이렇게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이상할 정도로 개운하고 기분이 풀린다. 다들 이래서 스트레스 받을 때 매운 맛을 찾는 것이리라.

 

아껴 두었던 치즈사리도 넣고 2차전을 과감하게 시작했다. 우동과 치즈의 도움으로 후반전은 확실히 우리가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 정도라면 끝까지 소주잔과 함께 얼마든지 쭈꾸미를 먹을 수 있다. 사실 중간쯤에 우동사리를 먹을 것인가 볶음밥을 먹을 것인가를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지도 했다. 이런 좋은 양념엔 우동의 탄수화물보다는 볶음밥의 탄수화물이 더 잘 어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우동을 선택하기를 잘했다. 아무리 볶음밥이 좋다해도 중간에 포기하면 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동사리 덕분에 우린 끝까지 매운 쭈꾸미를 상대하며 잘 싸울 수 있었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긴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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