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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처음 경험하는 남도의 재첩국 백반으로 풍성하게 먹는 점심, 사천시 사천읍 앞들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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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벗꽃여행은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허무하게 끝나 버렸다. 올 봄 날씨가 늦게까지 추웠기 때문에 꽃망울이 제대로 터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껏 기대를 안고 멀고 먼 남해안까지 왔지만 우린 제대로 만족스러운 꽃 구경을 할 수 없었다. 너무나 아쉬웠다. 이런 안타까운 마음은 맛난 음식을 먹음으로서 달랠 수 있을 것이다. 통영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멈추고, 사천에서 맛나다는 집을 찾아 가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집이 바로 이날 간 '앞들식당'이란 곳이다. 예전부터 먹고 싶었던 재첩국을 기본으로 하는 백반집이란 말에 그냥 맘이 끌려 버렸다. 남도의 진한 재첩국은 과연 어떤 맛일까?

 

우리가 식당에 간 시간은 1시 쯤이었다. 그런데도 식당안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과연 명불허전인가 보다. 메뉴를 보니 백반만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우린 일반적인 재첩국 정식과 재첩이 들어갔다는 매콤한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이렇게 각자 주문해도 된단다. 조금 앉아 기다리면서 식당 안을 보니 온통 단골로 보이는 손님들이 가득했고, 여기 저기에서 진한 경남 사투리들이 구수하게 들렸다. 사천시면 경남에서 아주 남쪽에 해당하니 이런 분위기는 당연한 것이다. 다른 손님들 역시 재첩국을 위주로 먹고 있었다. 얼마 있으니 반찬이 나왔는데 그 유명하다는 커다란 계란말이가 눈에 띄였다.

 

계란말이와 고등어 구이가 나오는데 과연 이 가격에 이렇게 큰 반찬을 주다니 인심이 후한 곳인가 보다 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이것이 리필이 된단다. 한 번 주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원하면 몇 번이고 다시 준다는 것이다. 이런 착한 가게가 있다니... 사실 제대로 된 재첩국은 이번에 처음 먹어 보았다. 아주 작은 민물조개인 재첩은 포천처럼 중부 지방에서는 보기 드문 재료이기 때문이다. 이걸 조개라 해야 할지, 그냥 작은 어패류라 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자세히 숟가락을 국 그릇 안으로 젓다 보면 분명 뭔가 조개같은 것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있다. 조개살을 먹자는 것이 아니라 국물을 먹자는 것이 재첩이라 알고 있다.

 

그런데 간이 세다는 남도의 음식치고는 거의 밍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부드러웠다. 자극이라고는 1도 없는 아기들도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연함이었다. 원래 이런 것인지, 이집의 특징인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진한 국물의 국보다는 부드럽고, 집에서 해먹는 듯한 자극없는 건강한 맛이었다. 어쨌든 국은 밥을 말아야 완성되니 서둘러 밥을 말았다. 그리고 리뷰에 정말 많이 나오는 계란말이가 정말 맛이 좋았는데 이것만 몇 번이고 다시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 많은 손님들이 최소 두 세번은 리필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종업원들은 더 달라는 손님이 너무 많아 당연한 듯 계란말이를 가져다 주었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재첩국에 밥을 말아 자반고등어를 올려 먹으면 정말 맛이 끝내준다. 국밥에 구운 생선은 잘 먹지 않는 듯 한데 여기서에서의 궁합은 장난이 아니었다. 부드럽고, 시원한 국물을 먹고 있노라니 먼 여행에서 쌓인 여독이 슬슬 녹는 것 같았다.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역시 잘 먹는 것이다. 특히나 재첩국은 피로회복에 좋다니 나그네에게 얼마나 고마운 음식인가... 사천에서의 재첩 맛 체험을 마치고 우리는 그냥 발길을 돌려 대전쪽으로 가기로 했다. 여수부터 오다보니 그 아름답다는 남녘의 벗꽃들은 이미 생명을 다한 듯 했다. 작년만 해도 너무나 아름다워서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는데 말이다. 역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은 날씨로 완성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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