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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곧 시작될 본격적인 냉면시즌의 서막을 여는 시원한 시장냉면, 의정부시 시민로 제일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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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쉴 때는 거의 절반 정도 의정부로 나들이를 나가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제일시장은 우리가 아주 즐겨찾는 단골 지역이다. 이날의 원래 목적은 날도 더워지니 시장 냉면을 시원하게 한 그릇 하자는 것이었고, 자주 갔던 곰보냉면을 가려고 했다. 그런데 생뚱맞게도 곰보냉면은 목요일이 휴일이란다. 이런~ 물론 바로 옆에도 다른 냉면집이 있지만 웬지 맘이 좀 상하는 바람에 그곳으로 가지 않고, 전에 봐 두었던 도로변에 있는 제일면옥이란 집으로 갔다. 몇 년 전엔 제일시장 안쪽에서 장사를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버스 정류장이 있는 도로변으로 이전하여 영업을 하고 있었다.

 

직접뽑는 시원한 함흥냉면이란 문구가 어찌나 식욕을 자극하던지... 시장냉면이 주는 묘한 설레임이 있다. 가성비 좋고, 부담없으면서 시원함은 극대화되는 바로 추억의 맛이다. 고급진 냉면집보다는 가격이 덜하지만 만족도는 높은 시장냉면만의 맛이란 것이 있다. 우린 바로 그런 맛을 원했다.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이니까 아주 오래 전 추억인데 우이동에 있는 우이시장에도 이런 시장표 냉면인 곰보냉면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한 그릇에 2,000원도 되지 않는 아주 저렴한 가격이었다. 깨가 듬뿍 뿌려진 시장냉면의 맛이 하도 좋아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렸다.

 

우리는 비빔과 물 냉면을 주문했고, 그 중 하나는 직화로 고기를 구워준다는 세트로 시켰다. 이런 구성은 팔당냉면의 그것과 비슷한 형태라 하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가 그토록 먹고 싶었던 냉면이 나왔다. 첫 인상은 전형적인 함흥냉면의 비주얼이라는 것이다. 가늘고 찰진 면과 눈이 시릴 정도로 강렬한 붉은 양념의 빛깔이 맞나 보이는 자극적인 자태의 냉면이다. 물냉면 또한 이가 시릴 정도로 시원해 보이는 얼음이 과하가 할 정도로 들어 있는 식욕을 마구 불러 일으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생긴 것과 달리 그렇게까지 자극적이거나 매운 맛은 아니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면을 조금 과하다 할 정도로 삶았다는 것이다.

 

함흥냉면의 묘미는 이로도 잘 끊어지지 않은 질기다 싶을 정도의 찰진 면발인데 조금 과하게 삶는 바람에 그런 맛이 좀 떨어졌다. 그래도 원하던 맛이라 그런지 술술 잘도 넘어갔다. 함께 나온 직화구이 고기는 돼지고기 앞다리 살 인 것 같은데 직화 특유의 향이 살아 있어 아주 좋았다. 달달한 양념을 입혀 반찬으로도 사이드 메뉴로도 손색이 없는 고기반찬이었다. 시원한 냉면과 달달하면서 갓 구워낸 고기의 조화는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다. 차지만 따뜻한 맛이라 해야할까? 고기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딱 맞게 잘 구운 고기였다. 이런 고기는 기사식당의 단골메뉴인 돼지고기 불백이란 이름으로 불리지 않던가?

 

직화구이 고기는 아무래도 비빔냉면 보다는 물 냉면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 시원하면서 슴슴한 육수와 달달한 고기의 만남이 너무 찰떡궁합이었다. 그런데 먹다보니 아무래도 아직은 본격적인 냉면의 계절이라 하긴 좀 그런 것 같았다. 먹는 동안 점점 몸이 시원하다 못해 춥게 느껴졌다. 진정한 냉면 매니아들은 영하의 날씨에도 이빨을 덜덜 떨면서 먹는다는데 아무래도 그 정도로 매니아는 아닌 것 같다. 그래도 이제 곧 본격적인 냉면의 시즌이 도래할 것이니 미리 워밍업을 좀 해 놓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의 냉면은 올 여름 먹어치울 그 많은 냉면들의 시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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