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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한우 농장을 직접 운영한다는 한우 소고기에 진심인 곳, 포천시 소흘읍 한우마을

by jeff's spot story 2025. 3. 9.

소흘읍 사무소 바로 앞에 위치한 이집은 주인장이 직접 한우 농장을 운영한다고 소문이 난 곳이다. 사실 팩트 체크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농장 직영이라는 문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낭설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여기는 비교적 한우를 경제적인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알려져 있다. 예전에도 몇 번 다녀간 적이 있긴 하지만 이날처럼 제대로 소고기와 술 한 잔을 한적은 없는 것 같다. 한우는 가장 비싼 요리 중에 하나이고, 귀하다는 인식이 있어 선뜻 먹게 되지 않는 일종의 넘사벽의 음식이긴 하다. 

 

우리 일행은 모두 네 명이었다. 적당한 양인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여기서 가장 비싼 특수모듬을 주문했다. 안심과 같은 98,000원이라는 꽤 센 가격이다. 물론 양은 많은 편이다. 이렇게 주문하면 600g, 즉 한 근이 나온다. 한우를 제대로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은 보기만 해도 등급이 나온다고 하던데 워낙 소고기에 문외한인지라 그냥 선홍색의 고기가 좋아 보였다. 아주 신선해 보이는 제대로 된 소고기였다. 이러니 값이 많이 나가지... 좋은 등급의 소고기는 다른 양념도 필요없고, 오래 구울 필요도 없다고 했다. 이날이 그런 날이었다. 

 

우리는 종업원이 일러 준대로 육사시미를 시작으로 고기 파티에 돌입했다. 불판에 오래 놔 둘 필요가 없는 소고기는 안주로 아주 제격이었다. 가볍게 고기를 불판에 올리고 건배한 뒤 그냥 집어 먹으면 되니 말이다. 삼겹살과 달리 상추쌈도 별로 필요하지 않다. 그저 기름장 하나 정도만 있으면 된다. 사실 소주와 먹기엔 좀 아까운 생각마저 들었다. 이런 고급진 안주는 더 고급진 술과 먹어야 하는 것 아닐까? 하지만 또 소주보다 더 잘 어울리는 술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래 저래 소주는 만능이니 말이다. 어떤 안주와도 어울리는 만능...

 

누가 먼저랄 것도 우린 부지런히 젖가락 질을 했고, 한 근의 소고기는 절대 많은 양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에 다시 알게 되었다. 잘 익은 소고기를 태우는 화를 당하지 않으려고 무척이나 애를 썼다. 소주는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비싼 안주가 바닥이 나 버렸기 때문에 밥 안주로 나머지 술 배를 채우기 위해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거기에 밥을 말아서 불판에 올려 놓으면 그 유명한 된장찌개 밥 안주가 되는 것이다. 이것도 나쁘지 않다. 소고기의 기름진 맛이 된장찌개의 구수한 맛과 만나 상쇄되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한국 사람은 된장찌개다. 

 

그리고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소고기에 김치를 얹어 먹으면 그것도 아주 좋은 궁합이다. 굳이 소고기 맛을 김치로 지울 필요가 있느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푹 익은 김치와 기름진 소고기의 궁합이 개인적으로 꽤나 괜찮았다. 밥 반찬으로도 말이다. 하긴 소고기에 뭔들 안 어울릴까? 한 시간 남짓 있는 동안 계산서의 무게가 점점 압박으로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맛이 좋은 것을 어쩌랴~ 소고기 만찬은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특별한 날 즐기는 그런 특별한 포상이다. 이날이 그랬다. 작년 한 해 열심히 일한 당신~ 소고기 먹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