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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이야기

포천시 신북면 소각장에 들어선, 마홀수영장과 목욕탕 “좋은 시설이지만 이용 불편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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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시 신북면 만세교 인근. 이른 아침부터 수건을 들고 목욕탕으로 향하는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평일 아침이면 수영장 입구에는 수영가방을 멘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든다. 이곳은 포천 북부 지역에서 가장 많은 시민들이 찾는 생활복지시설 가운데 하나인 마홀수영장과 목욕탕이다.

마홀수영장과 목욕탕은 단순한 체육시설이 아니다. 이 시설은 폐기물 처리시설 인근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폐기물처리시설 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조성된 주민 복지시설이다. 인근에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서면서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된 일종의 보상 성격의 시설이다.


시설은 2007년 착공해 약 2년간의 공사를 거쳐 2009년 8월 19일 준공됐고, 같은 해 11월 2일 정식 개장했다. 건설에는 민간투자 방식(BTO)이 적용됐으며, 소각장 시설과 함께 총 317억 원가량이 투입됐다. 특히 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수영장과 목욕탕의 물을 데우는 방식이 적용돼 에너지 효율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시설로 평가받는다.

‘마홀’이라는 이름에는 지역의 역사도 담겨 있다. 마홀은 고구려 시대 포천을 부르던 옛 지명이다. 삼국시대부터 사람이 거주했던 유서 깊은 지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시설 규모 역시 포천에서는 드문 수준이다. 25미터 레인 6개를 갖춘 수영장과 사우나 시설을 갖춘 목욕탕이 함께 운영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하루 평균 500~700명이 찾았고, 연간 이용객도 15만~20만 명에 달했다. 포천의 대표적인 생활 복지시설로 자리 잡았다.


이 시설이 특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이용요금 때문이다. 2023년 조례 개정 이후 포천 시민의 경우 목욕탕 이용료는 하루 2,900원, 수영장 자유수영은 3,400원이다. 두 시설을 함께 이용하는 패키지도 약 4,500원 수준이다. 일반 목욕탕 이용료가 보통 1만 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더 큰 혜택을 받는 주민들도 있다. 소각장이 위치한 신북면 주민들은 목욕탕이나 수영장을 하루 600원 정도면 이용할 수 있다. 주민지원시설이라는 성격이 반영된 요금 체계다. 이처럼 ‘가성비’가 뛰어나다 보니 이용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 이용 시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1월, 목욕탕이 약 한 달간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겨울철은 목욕탕 이용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다. 그런데 이 기간에 시설 수리를 이유로 휴장이 진행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이 커졌다.


시설 운영을 맡고 있는 곳은 포천도시공사다. 도시공사는 목욕탕 내부 설비와 보일러 등 노후 시설을 보수하기 위해 장기간 휴장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일 이곳을 찾던 노인 이용객들에게는 큰 불편이었다. 한 이용자는 “거의 매일 오던 곳인데 한 달 동안 갈 곳이 없어졌다.”며 “왜 하필 가장 추운 겨울에 공사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본지는 직접 현장을 찾아 이용객들의 의견을 들었다. 포천가디언은 지난 1월 30일부터 일주일 동안 세 차례에 걸쳐 수영장과 목욕탕 이용객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에는 총 112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이용자 성별은 남성 54%, 여성 46%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연령대는 70대가 42%로 가장 많았고, 60대가 32%, 80대가 14%였다. 40~50대는 모두 합쳐도 12%에 그쳤다. 전체 이용자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거주 지역은 신북면이 32%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포천동이 16%, 영중면과 일동면이 각각 10%를 차지했다. 군내면은 7%, 영북면과 창수면은 각각 5% 수준이었다. 시설과 가까운 지역일수록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빈도 역시 상당히 높았다. 일주일에 3~4회 이용한다는 응답이 44%로 가장 많았고, 1~2회 이용이 37%였다. 4회 이상 이용도 17%에 달했고, 매일 방문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주 2~3회 이상 이용자가 전체의 약 60%에 달해 생활 속 시설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시설을 이용하는 이유로는 ‘저렴한 이용요금’이 가장 많이 꼽혔다. 전체 응답 가운데 35%가 비용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집과 가까워서(17%), 시설이 좋아서(15%), 공공시설이라서(13%), 직원들이 친절해서(10%)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불편 사항은 ‘운영시간’이었다. 전체 응답 중 25%가 운영시간이 일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평일과 주말 운영시간이 다른 점이 이유였다. 현재 수영장과 목욕탕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6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된다. 하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된다.

이에 대해 도시공사 측은 인력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양영근 포천도시공사 본부장은 “개장시간이 길어 교대 근무가 필요한데 현재 인력으로는 주말까지 같은 운영시간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력 확충 가능성을 묻자 도시공사는 자체적으로 인원을 늘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도시공사의 인건비는 포천시 예산으로 정해지기 때문이다. 포천시 관계자는 “도시공사 인건비는 총액임금제로 운영되고 있어 인력 확대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총액임금제는 공공기관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으로 기관의 연간 인건비 총액을 미리 정해두는 제도다. 예산 범위 내에서 인력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 관리에는 유리하지만, 필요한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기 어려운 한계도 있다. 결국 마홀수영장의 운영시간을 확대하려면 포천시 예산 조정이나 인력 재배치 등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시설이 좁고 이용객이 많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 수영장과 목욕탕에서는 이용객 증가로 인한 안전사고도 몇 차례 발생했다. 이용객이 몰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시설은 좋은데 가격이 매우 저렴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 시설 확충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마홀수영장은 신북면에 위치해 있어 내촌면이나 가산면, 화현면 주민들이 이용하기에는 거리가 멀다. 설문조사에서도 이러한 현실이 드러났다. 화현면과 내촌면 이용자는 한 명도 없었고, 가산면은 단 한 명뿐이었다. 지역 균형을 고려한다면 이들 지역에도 공공 목욕탕이나 수영장 같은 생활 체육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비용 부담이 크다면 목욕탕 시설만이라도 검토할 수 있다는 제안도 있을 수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시민들의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많은 시민들이 “이렇게 좋은 시설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포천시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시설 부족과 운영 문제도 함께 드러나고 있다. 주말 운영시간 확대, 인력 충원, 시설 확충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도시공사 직원들은 제한된 인력으로 넓은 수영장과 목욕탕을 관리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는 마홀수영장. 이 시설이 앞으로도 지역 주민들의 생활 복지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운영 여건 개선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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