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면 사무소 들어가는 삼거리 부근에 있는 홍차우 라는 중국집을 다녀왔다. 누군가 이집이 맛이 좋다며 추천을 한적이 있다. 그래서 왔다가 너무 사람이 많아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린 적이 있다. 아무리 면사무소로 들어가는 진입로라고는 하지만 가산면에 그렇게 유동인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번화가라 하기에도 좀 한적한 시골에 가까운 곳인데 어찌 그리 사람이 많은지 정말 놀랐다. 과연 어떤 맛을 내길래 그렇게나 손님들이 줄을 잇는 것인지 정말 궁금했다. 이날 드디어 그런 홍차우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밖에서 볼 때보다 식당안으로 들어가면 실내가 더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오후 1시 정도였는데 역시 손님들이 자리를 거의 잡고 앉아 있었다. 분명 홍차우 앞의 거리에는 사람이 없는데 이집은 문전성시였던 것이다. 처음 오는 중화요리집에선 우선 가장 시그니쳐인 짜장면과 짬뽕을 주문하곤 한다. 이 음식들을 먹어 보면 이집의 진정한 포스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물간짜장과 짬뽕을 주문했다. 어쩌면 이날 점심으로 전국에서 수 백 만명은 이런 식사를 했을 것이다. 우리도 거기에 동참한 셈이다.
중화요리는 음식이 빨리 나와서 좋다고들 하는데 역시나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냄새나 비주얼은 전형적인 맛난 중국집의 모양이었다. 면발이 좀 남달랐는데 더 쫄깃하다고 해야할까? 수타면은 아니지만 뭔가 면에다 비장의 기술을 구사한 것은 그런 맛이었다. 그리고 이점이 제일 좋았는데 자극적이지 않은 구수한 맛이 특징이었다. 간짜장도 짬뽕도 너무 맵거나 달지 않고, 구수한 중국집 전형의 맛을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수 십년 전에 우리가 그토록 자주 갔었던 추억의 중국집에 앉아 짜장면과 짬뽕을 먹는 그런 기분이었다.
특히 간짜장면이 아주 맛이 좋았다. 부드러우면서 적당히 기름지고, 고소하면서 달달한 우리가 아는 바로 짜장면의 맛이었다. 어릴적엔 무슨 행사가 있어야나 먹을 수 있었던 가장 먹고 싶었던 외식메뉴였는데 바로 그 때 먹었던 맛이라고나 할까? 부모님이 짜장면을 먹으로 가자고 하면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내내 어찌나 흥분이 되던지 엉덩이를 안장에 붙이고 앉아 있기 힘들 지경이었다. 그런 추억이 살아나는 맛이라 하겠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손님들의 대부분이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었고, 특히 아재들이 많았다. 지금도 점심 한 끼 짜장면을 먹으러 간다면 어릴 때처럼 흥분하게 될까?
어릴적엔 이해하지 못했던 음식이 바로 짬뽕이었지만 지금은 짬뽕 국물만 있어도 소주 한 병 정도는 거뜬히 상대할 수 있다. 가장 이국적이지만 가장 한국적인 국물의 음식이다. 이집은 짬뽕에 들어간 야채가 푹 익어 그것도 맘에 들었다. 마치 오랜 시간 끓여낸 스프 같다고 할까? 그저 간단한 한 끼라 치부하기엔 너무 먹기도 아까운 그런 국물이었다. 우린 모처럼 맛난 중국음식을 먹었다. 평소 같으면 국물이나 짜장소스를 남길 법도 한데 여기에서는 아니었다. 정말 말 그대로 싹싹 비워냈다. 그 정도로 여긴 먹는 사람이 정신을 놓고 먹을 정도의 감동적인 맛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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