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있고 행복한 곳...

출장길에 만나는 맛있는 식당은 행복한 추억이 된다. 광주시 역동 서산 바지락 칼국수

by jeff's spot story 2025. 2. 14.

출장을 갔다가 맛있는 식당을 만나면 그렇게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의외의 장소에서 행운처럼 느껴지는 행복한 순간이다. 이번 경기도 광주로의 출장길이 그랬다. 별로 유쾌한 출장은 아니었지만 그곳에서 그렇게나 좋아하는 바지락 칼국수 고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의외로 바지락 칼국수를 잘 하는 집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칼국수 하면 거의 사골이나 황태, 디포리, 해물 같은 재료들로 국물을 우려내는 집이 많고, 바지락만을 이용해서 국물을 내는 집은 많지 않다. 그중에서 내공있는 집을 만난다는 것은 실제 확율이 높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이날 가본 서산바지락칼국수라는 식당은 아주 행운이었다. 식당의 크기는 아담한 곳이었다. 밖에서 봐서는 분식집 비슷한 분위기도 있었다.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다만 밥 때가 되었고, 적당한 식당에서 한 끼 때우면 된다는 심정이었다. 아담한 사이즈의 식당임에도 손님도 많지 않아 자리가 널널했다. 약간 점심시간이 지난 시점이기는 했지만 장사가 그리 잘 되는 느낌은 아니었다. 그런데 막상 칼국수를 주문하고 나서 보리밥이 나오는 것을 보니 제대로 뭔가를 하는 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바지락 칼국수 제대로 하는 곳은 이렇게 에피타이저로 보리밥이 나오는 법이니 말이다. 

 

별 것 아닌 거 같지만 미리 나오는 보리밥이 의외로 맛있었다. 그냥 밥에 참기름 조금 넣고, 반찬으로 나온 무생채와 고추장만 넣어 먹는 단촐한 밥이지만 이게 뭐라고 그렇게나 입에 착 붙는 것이었다. 이러면 칼국수도 맛이 좋겠는데 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런 우리의 기대는 헛것이 아니었다. 튼실하게 큰 바지락이 꽤나 많이 들어간 비주얼 제대로인 칼국수가 나왔다. 서둘러 후추가루를 뿌리고 국물을 먼저 먹어 보았다. 칼국수는 역시 국물이 반 아니던가? 그런데 아주 맛이 좋았다. 솔직히 그동안 먹은 바지락 칼국수 중에 이집의 국물이 거의 탑이었다 

 

아니 어떻게 이런 맛이나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들짝 놀랄만한 맛이었다. 면발은 무척이나 쫀득한 편이었는데 그래서일까? 국물과의 조화가 아주 좋았다. 평소 칼국수의 국물은 어느 정도 남기는 법인데 우린 거의 싹싹 긁어 먹을 정도로 국물에 빠져 들었다. 역시 세상은 넓고 전문가는 많다. 이렇게 규모도 크지 않고, 지방에 있는 식당에서 이런 포스있는 칼국수를 먹게 될 줄이야... 이런 실력으로 서울 강남 같은데서 장사하면 금새 건물이라도 살 것 같다. 김치도 아주 시원하고, 무생채도 달달하니 시원하고 뭐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다.

 

바지락을 먹을 철인지 조개의 크기도 큼직하여 씹는 맛이 일품이었다. 찌걱거리는 것도 없어 해감도 아주 잘한 편이었다. 바지락 칼국수 안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해감이 안 된 식감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여긴 바지락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도 금새 좋아할 만한 맛이라 하겠다. 양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워낙 맛이 좋아서 우린 금새 칼국수를 먹어 치웠다. 좀 가까운 곳에 있다면 자주 오겠는데 광주까지 칼국수 먹으러 오기는 좀 그렇고... 아쉽다. 이런 식당은 가까운데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