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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웍질하는 소리가 진동하는 정통 중국음식, 포천시 소흘읍 태연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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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새로 생기는 중국집이 있으면 관심이 참 많이 간다. 과연 어떤 내공을 가진 집일까 궁금하다. 예전에 동네마다 있던 중국집 주방은 밖에서 볼 수 있을 정도로 훤할 때가 많았고, 거기서 웍질을 하는 주방장의 모습을 봤던 기억이 있다. 과거의 중국집 주방은 웍질로 시작해서 웍질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방장은 웍을 끼고 살았다. 요즘엔 체인점 중국집 중에 웍질을 하지 않아도 본사에서 모든 재료가 손질되어 오기 때문에 힘들게 웍질할 필요 없다는 말도 있다. 세상 편해진 것은 맞지만 예전에 느꼈던 동네 중국집의 정통의 맛이 사라지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이곳은 소흘읍 그린자동차 학원 건너편에 생긴 '태연반점'이라는 집이다. 밖에서 보면 돌짜장이란 문구가 아주 선명하게 보여 돌짜장 전문점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사실 개인적으로 돌짜장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적당히 뜨끈하면서 식은 채로 먹는 짜장이 먹는 내내 뜨거운 돌짜장보다 더 식감이 좋기 때문이다. 밖에서 본대로 이집의 실내는 무척이나 넓다. 테이블이 30개는 있는 것 같다. 도로변에서 있어 아무래도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이 많았다. 운전하다 보면 식 때를 놓치기 일쑤이고, 그러면 이렇게 맘 편하게 혼자 앉아 짜장면이나 짬뽕 한 그릇 때릴 수 있는 집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우리는 시그니쳐 메뉴라 할 수 있는 간짜장과 해물짬뽕을 주문했다. 이렇게 주문하여 먹는 한국 사람이 오늘도 수 백만명은 되었을 것이다. 자가제면이라는 말이 눈에 띄였는데 음식을 기다리는 내내 어찌나 웍질하는 소리가 계속 나던지 신뢰가 팍 갔다. 요즘 이렇게 주방에서 웍 돌리는 소리가 진동하는 집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여긴 예전의 느낌과 감성이 살아 있는 곳이었다. 주변을 보면 대부분 짜장면을 먹고 있었는데 역시 혼자 먹는 밥으로 짜장면은 거의 국룰이 아닌가 한다. 조금 기다리고 있노라니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간짜장의 자태가 아주 곱고 먹음직했다.

 

짬뽕 역시 예전에 봤던 붉은 빛이 강렬해 보이는 비주얼이었다. 서둘러 면을 비비면서 보니 신기하게도 간짜장에 적지 않게 많은 돼지고기와 양파가 한데 어우러져 있었다. 그런데 양파와 돼지고기 외의 재료는 파 조금 빼면 없었다. 다른 집들은 감자도 넣고, 양배추도 적지 않게 넣지만 여긴 오로지 돼지고기와 양파만으로 맛을 낸 셈이다. 그런데 이게 아주 훌륭한 조합이었다. 양파의 단맛을 돼지고기의 고소함에 더해 아주 멋진 하모니가 만들어져 있었다. 과연 면도 자가 제면이라더니 쫄깃한 것이 훌륭했다. 보통 다른 중국집들이 불지 말라고 넣는 첨가제로 인해 노랑빛이 도는데 여긴 그냥 새하얀 모습이었다.

 

꾸덕하고 기름기가 적은 간짜장은 그렇게나 먹고 싶었던 과거의 맛이었다. 과연 여기도 숨은 고수가 있구나.... 짬뽕 역시 너무 맵지 않으면서 깊은 맛이 도는 구수한 편의 국물이 일품이었다. 간짜장을 먹는 이유가 물기가 적으면서 꾸덕한 식감을 먹기 위함인데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여기 간짜장은 만점에 가까운 맛이라 하겠다. 오랫만에 정신없이 먹었다. 맛난 음식 앞에 두고 자꾸 떠들면 안 되는 법이다. 중국집이나 다른 식당이나 요즘 엄청 운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여긴 그래도 일하는 사람이 5~6명은 되는 것 같았다. 이런 정도의 인건비를 내려면 정말 장사가 잘 되어야 할텐데 말이다. 그런데 아마 이집은 그 정도는 충분히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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