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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100% 메밀로 면을 만드는 춘천의 진정한 고수 막국수, 춘천시 동산면 새술막 막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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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여행을 갈 때 고속도로보다 국도를 이용해 가는 버릇이 생겼다. 딱히 시간을 다투며 급히 갈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전국 어디가나 풍경이 다 똑같은 고속도로로 가는 것은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도를 이용하면 아직도 그 지역의 특이한 풍광들이 계속 등장한다. 이날도 그랬다. 그냥 고속도로를 이용해 동해안의 주문진을 갈 것이 아니라 중간에 내려 밥도 먹고, 유유자적 그렇게 경치 구경도 하자고 했다. 그래서 우린 남춘천 톨게이트를 빠져 나왔다. 하지만 잘 모르는 동네에서 맛난 식당을 찾는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제대로 알게 되었다.

 

결국 여기저기 헤매다 네이게이션의 도움을 받아 이집으로 오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헤맴이 인생 막국수 집을 만나게 해준 고마운 계기가 된 것이다. 이곳의 이름은 춘천시 동산면에 있는 '새술막 막국수'라는 곳이다. 이름도 생소하지만 처음 가보는 동네다 보니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이곳이야 말로 진정한 춘천 막국수의 고수였던 것이다. 식당의 규모는 크지 않다. 그렇다고 요즘 유행하는 집들처럼 웨이팅을 한다는 문구도 없다. 지나가는 나그네 신세였던 우리는 자리 잡고 앉아 별 다른 생각없이 막국수를 주문했다. 식당 곳곳에 100% 메밀로 만든다는 표시가 있었지만 그렇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여기도 다른 춘천의 내공있는 집들처럼 막국수에 물이나 비빔이라는 구분이 없다. 그냥 나온 막국수에 함께 따라오는 육수를 많이 부어 먹으면 물 막국수가 되는 것이고, 자작하면 넣으면 비빔막국수가 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은 보통 춘천의 전통적인 집들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막국수 면을 보니 정말 100% 메밀이 맞는 것 같았다. 뽀얀 색의 면발은 평양냉면의 면발을 연상케 했다. 과연 그런가 보다. 한 입 먹어보니 맛도 장난이 아니었다. 진정한 메밀면에 다소 슴슴하면서 자연스러운 양념이 우리가 그토록 원했던 춘천 막국수의 전형이었다. 바로 이런 인생 막국수집을 여기서 만나다니 말이다.

 

그냥 봐서는 소양강 댐 근처의 샘밭 막국수와도 아주 흡사한 비주얼이다. 하지만 분명히 말 할 수 있는 것은 여기가 샘밭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이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소문도 나지 않았고, 언론이나 SNS에 노출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내공있는 집이 영업을 조용히 하고 있었단 말인가? 다시 한 번 놀랐다. 세상엔 정말 많은 고수들이 있다.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그들의 포스는 장난이 아니다. 그러니 어디가도 잘난 척 하면 안 된다. 분명 세상엔 나보다 한 수 위인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우린 정말이지 말 그대로 정신줄을 내려 놓고 먹었다. 이건 호불호가 있을 수 없는 맛이었다.

 

여기에 설탕을 조금 넣으면 다시 맛이 더 깊어진다. 식당 벽에도 그렇게 씌여 있다. 김장김치라는 김치 역시 인생의 맛이었다. 시원한 메밀면과 너무 잘 어울리는 천상의 궁합이었다. 어찌나 맛이 좋았던지 사진도 제대로 몇 장 찍지 못했다. 원래 너무 맛이 좋으면 사진 찍을 여유조차 없기 마련이다. 분명 기름진 맛이면서도 담백하고, 뭔가 조화가 안 되는 듯 하면서 깊은 맛이 나는 것이 평양냉면의 포스와도 비슷한 그런 실력자의 맛이었다. 과연 이젠 춘천에 오면 이집을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남춘천 톨게이트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으니 오기도 편하다. 아주 좋은 집을 발견한 우리는 나가면서 평소에 하지 않던 고맙다는, 잘 먹었다는 인사까지 했다.

새술막막국수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동산면 새술막길 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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