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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의외의 장소에서 그렇게 먹고 싶었던 예전 맛의 짜장면과 짬뽕을 먹다. 경북 상주시 공아춘 수타왕손짜장

by jeff's spot story 2024. 11. 16.

여행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맛난 점심식사 시간이 다가왔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는 것을 과감히 포기하고 우리는 올라가는 길 중간에 있는 상주시로 들어갔다. 경북 상주시는 한 번도 가본적이 없는 도시였다. 곶감이 유명한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과연 상주시는 가로수도 감나무들이었다. 대단한 도시다. 가로수에 달려 있는 감들을 따 먹어도 되는지 상주시청에 전화할 뻔 했다. 여기서 우리가 가볼 집은 검색을 찾아 놓은 중국집이었다. 처음 가본 도시면 거기에 있는 색다른 음식을 먹어봐야겠지만 그냥 평이 많이 달려 있기에 이집으로 갔다. 이름은 공아춘 수타왕손짜장 이란 곳이었다. 

 

인천 차이나 타운에 있는 가장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중국집은 공화춘이다. 그런데 여긴 공아춘이다. 뭔 관련이 있을까? 아님 그냥 좋은 뜻이 있어 이름을 지었을까? 아무튼 이름부터 실내 분위기까지 완전 복고풍이었다. 이런 분위기의 중국집은 정말 오랫만이었다. 우린 기대에 들떴다. 예전에 자주 다녔던 중국음식을 요즘은 통 먹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만족스러웠던 맛을 제대로 내는 집이 있다면 어디라도 한 번은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했었다. 과연 여기에서 그런 우리의 바램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주문을 했다. 여긴 조금 늦으면 하도 손님이 많아 주문이 뒤로 밀릴 수 있다. 

 

우리가 주문한 것은 삼선짜장과 삼선짬뽕이었다. 둘 다 중국집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뉴들이다. 이런 시그니쳐 메뉴를 먹어봐야 그집의 진정한 포스와 맛을 알 수 있는 법이다. 간판에 씌여 있는대로 정말 면은 수타면이었다. 거기에 감동적이게도 계란 후라이가 하나 떡 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분명 웍에서 기름 충분히 두르고 튀기듯 만들어 낸 계란 후라이일 것이다. 면의 두께가 서로 달라 분명 수타로 만든 면임을 알 수 있었다. 간짜장 양념이 많은 편이어서 우린 나누어 먹었다. 이래도 면을 비비기에 충분한 양이었다. 진한 검은색이 식욕을 자극하는 제대로 된 짜장면이었다. 

 

짜장소스를 비비면서 벌써 입안에 침아 가득 고였다. 냄새도 장난이 아니었다. 다른 테이블에서 뭘 먹는지 전혀 관심이 가지 않을 정도로 우리의 짜장면에 집중하여 비볐다. 그리고 드디어 한 입을 먹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달달한 감칠맛이 폭탄처럼 팡팡 터졌다. '아 이맛은 정말 우리가 그렇게나 먹고 싶었던 연예하던 시절의 중국집 짜장면 맛이다!'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30년이 넘게 세월이 흘러 다시 혈육이라도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그냥 감칠맛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담백하다는 느낌과 함께 과하게 달지 않으면서 구수하기까지 했다. 과연 제대로 된 중국집을 찾은 것이다. 

 

짜장이 이러면 짬뽕도 마찬가지이다. 과연 그랬다. 짬뽕 역시 구수한 맛이 강하면서 과하게 맵지 않은 예전의 맛이었다. 쫀득하면서 탱탱한 탄력을 가진 면이 국물과 어우러지면서 짬뽕 특유의 감칠맛이 그대로 입안에 전달되었다. '그래 예전의 짬뽕은 이렇게 아주 매운 것이 아니었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름이 과하지 않으면서 불맛이 살아 있는 웍의 기술이 짬뽕 한 그릇에 녹아 있었다. 우린 정말 맛나게 먹었다. 넓은 실내는 어느새 손님들로 가득찼고, 겨우 자리가 나면 바로 다른 팀들이 들어와 자리를 채웠다. 오랫동안 느긋하게 앉아서 먹을 수 없다는 점이 이집의 유일한 단점이었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