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한 사골국물로 먹는 한 끼의 완성은 신선하고 맛있는 고기를 넣어야 한다. 창원시 팔용동 소반

창원으로 출장을 갔다. 멀다면 멀고 갈만하다면 갈만한 거리이다. 창원은 다른 경남 도시 중에서는 그래도 자주 가본 곳이다. 진해와 마산을 합친 대도시로 수도권에서나 볼 수 있을 만큼의 많은 인구를 자랑하는 곳이다. 우리는 일단 맛난 점심을 먹기 위해 고소도로 휴게소를 포기하고 여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선택한 집은 진한 사골국물이 일품이라 소문난 소반이라는 식당이었다.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우리나라 3대 비빔밥이 바로 경남 진주에 있단다. 맨날 전주만 생각했지 경남에도 그런 명물이 있는 줄 몰랐다. 이집도 그런 유명 비빔밥처럼 사골곰탕을 잘 만든다는 곳이다.  

 

송우리에 있는 송추가마골과 흡사한 메뉴 구성이었다. 다만 여긴 다른 서브 메뉴가 없다. 만두국이나 김치찌개 같은 일반적인 메뉴는 없고 고기와 냉면 그리고 곰탕 뿐이다. 선택의 폭이 좁다보니 우린 그냥 모두 곰탕으로 통일을 했다. 특이한 것은 냉면의 가격이 무척 쌌다는 것이다. 후식냉면이 아닌데도 7,000원 밖에 안 된다. 이런 착한 가격의 냉면은 최근에 본적이 없는데 말이다. 실내는 무척 넓고 깔끔했다. 하긴 이 부근이 시내로 무척 복잡했는데도 이집은 넓은 주차장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좀 고급진 식당이라 볼 수 있겠다. 

 

곰탕만 먹기 아쉬워서 육회도 주문했다. 경남도 육회를 잘 하는 곳이 많단다. 그런데 육회에 반드시 올라가야 할 계란 노른자가 없었다. 왜 빠졌냐고 물었더니 계란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이 있어 그랬단다. 계란도 알러지가 있나? 암튼 계란 노른자를 생으로 먹기 꺼리는 사람들도 더러 있긴 한가보다. 그러니까 이렇게 아예 빼고 줬다가 계란을 달라고 해야 그 때서 내어준다. 우리야 당연히 계란 노른자가 필요했기 때문에 달라고 했다. 기본 찬이 나오고 육회로 먼저 입맛을 다시고 있자니 드디어 우리가 주문한 곰탕이 나왔다. 창원에서 먹는 첫 끼인 셈이다. 

 

곰탕이라기 보다는 갈비탕 비슷한 비주얼의 국물이었다. 다소 굵은 당면이 들어 있고 국물의 맛은 시원하고 구수한 전형적인 고깃국물이었다. 이런 국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만은 고깃국물도 여러 버전이 있게 마련인데 이집은 마치 나주에서 먹었던 곰탕 비슷한 그런 맛과 비주얼이라 하겠다. 깊은 맛이었다. 왜 리뷰가 좋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아마도 업력도 꽤나 된 집 같았다. 파가 미리 듬뿍 담겨져 나오는데 파 싫어하는 사람은 미리 말해야 할 정도로 엄청난 양의 파가 들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무척 좋았지만 말이다. 

 

고기의 양도 엄청 많은 것이라 가성비는 좋은 편이라 하겠다. 푹 익은 깍뚜기와 밥을 말아 푹푹 떠 먹는 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이런 곰탕은 언제나 환영이다. 다만 이날 날씨가 그렇게 쌀쌀한 편이 아니라서 땀을 엄청 흘렸다. 진주 냉면에서처럼 여기도 곰탕치고는 고명이 이것 저것 들어간다. 이렇게 푸짐하게 올려 주는 것이 이쪽 지방의 특징인 모양이다. 밥과 함께 먹는 구수하고 진한 국물 덕분에 먼길을 달려 온 피로도 덜고, 배도 넉넉하게 잘 채워넣었다. 이런 국밥이야 말로 진정한 한국인의 소울푸드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