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유명한 지역이 많지만 특히 요즘 핫하다는 이곳이 바로 광장시장이다. 좋은 의미에서 인기가 높으면 좋겠지만 안 좋은 평도 많은 곳이다. 최근 바가지 요금으로 손님들을 무시한다는 글들이 좀 올라왔다. 특히 물가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그렇게 한다는 말이 돌아 비판 여론이 많았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외국인들의 관광성지 비슷한 곳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바가지 요금도 없었던 것 같다. 기억에 오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냥 어디나 있는 흔한 시장이었고, 인심도 후했었다. 장사가 잘 되니 그렇게 된 것일까? 그래서 이날은 직접 확인해 보고자 광장시장을 찾았다.
광장시장이나 의정부 제일시장 분위기는 비슷했다. 통로 비슷한 곳에 먹거리 노점들이 있는 것도 아주 익숙한 풍경이었다. 외국사람들의 많이 찾는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점포들은 모두 일어나 영어 메뉴판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그 중에 제일 넓직해 보이는 집으로 갔다. 점포의 이름은 나주댁꼬꼬 란다. 아마도 나주에서 온 사람이 주인장인 모양이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집의 주인장은 음반도 낸 가수라고 한다. 얼굴을 잘 몰라봐서 미안했는데 아무튼 그렇단다. 우리는 이런 주점부리 집에서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죄다 주문했다. 김밥, 떡볶이, 순대, 빈대떡, 부추전, 오뎅에 만두까지 주문했다.
산낙지도 먹어보고 싶었지만 그건 횟집용 아이템이라 생략하고 막걸리도 주문했다. 전과 떡볶이를 파는 것이 의정부 제일시장의 점포들과 조금 차이가 있는 점이다. 의정부에서는 전은 전만, 떡볶이와 오뎅집은 그것만 이렇게 구분이 되어 있는데 여기는 그냥 다양한 메뉴들을 한 집에서 모두 팔고 있었다. 가격이나 나오는 음식의 양을 보면 언론에서 비판적으로 써댄 기사처럼 엄청 바가지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워낙 지나다는 사람이 많다보니 다양한 사람들의 취향을 모두 맞출 수 없기에 나온 부정적인 기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주 인심이 후하다 이런 것은 아니지만, 너무하다 할 정도도 아니었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인데... 그건 그냥 무난하다 이런 정도였다. "아주 맛나다!" 는 아니고, 그렇다고 "영 아니다~" 도 아니고 말이다. 만일 이런 음식을 처음 먹는 외국인이라면 글쎄 특이하다 생각하며 먹을 것 같기는 하다. 음식들을 바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리 해 놓았다가 데워 주는 방식인지라 아무래도 갓 만든 음식들이 주는 만족도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이 정도면 막걸리 한 잔 하면서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종로5가 지나 가성비의 성지라는 동묘의 황학동 시장에서 먹는 것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한국적인 맛을 어느 정도는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의외로 녹두전이 제일 맛이 좋았다. 녹두전은 고소하면서 독특한 식감이 있는 전 중의 왕이다. 어릴적 녹두전에 얽힌 추억 하나 없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녹두전의 돼지고기가 익지 않았는데 먹었다가 엄청 장염에 걸려 고생한 적이 있긴 하다. 그래도 다시 먹는다. 그만큼 녹두전은 특별한 의미와 맛이 있다. 그리고 알싸한 막걸리와 정말 잘 어울린다. 그래서 전 중에 으뜸이라 하는 모양이다. 구성이나 맛은 무난하지만 아무래도 자리는 좀 불편했다. 길거리 한 쪽에 간이의자를 놓고 먹는 느낌인지라... 이런 것도 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중에 하나라 보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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