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있고 행복한 곳...

진주가 우리나라 3대 비빔밥의 도시라는 것을 알게 해 준 곳, 진주시 촉석로 천황식당

by jeff's spot story 2024. 11. 22.

이번 출장에서 처음 진주가 우리나라 3대 비빔밥의 도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빔밥하면 늘 전주만 생각했는데 진주도 그렇게나 유명하다는 것이다. 진주는 사실 냉명으로 더 유명한 곳이라 생각했는데 현지에서도 냉면보다는 비빔밥이 더 많은 사랑을 받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진주라는 도시가 영 생소하여 과연 어디를 가야 제대로 된 진주비빔밥을 먹을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현지에 살고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식당을 추천받았는데 그곳이 바로 이날 가게 된 천황식당이라는 곳이었다. 오래된 노포로 진주 사람들에겐 아주 익숙한 곳이라 했다. 

 

물론 이곳이 비빔밥만 파는 식당은 아니었다. 하지만 워낙 유명하다는 진주비빔밥에 다들 기대가 커서 다른 음식을 먹는다는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또 하나 유명한 것이 불고기였는데 마치 언양불고기처럼 바싹 구워 내어주는 것이 특징이었다. 비빔밥의 가격은 싼 편이 아니다. 왜냐하면 소고기 육회가 들어간 육회 비빔밥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국으로 선지해장국을 준다. 이것도 특이한 것이다. 1957년인가에 오픈을 한 집이니 벌써 70년 가까이 영업을 한 아주 오래된 식당이다. 처음부터 이렇게 비빔밥을 팔았다고 하니 정말 세월의 힘이 느껴지는 음식이라 하겠다. 

 

좋은 안주가 나왔으니 현지에서 파는 막걸리 하나 안 먹을 수가 없었다. 역시 맛난 음식의 완성은 향기로운 술이다. 김치가 맛이 좋아 두 어 번인가 리필을 했다. 어릴적 먹었던 김장김치의 정겨운 맛이 진하게 나는 김치였다. 사실 막걸리는 이 김치만 있어도 얼마든지 마실 수 있긴 하다. 비빔밥의 맛은 자극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육회 비빔밥인데도 고기 맛이 강하게 나지 않고 야채를 넣은 비빔밥처럼 자연스럽게 고기와 밥이 어우러지는 그런 비빔밥이었다. 그리고 자극적이지 않은 또 하나의 명품 선지해장국도 참 구수하니 비빔밥과의 조화가 잘 되는 궁합이었다. 

 

하지만 먹는 내내 뭔가 아쉬웠다. 그래도 진주에 왔는데 진주 냉면을 먹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다. 비빔밥이 어느 정도 들어가니 더 그런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래서 메뉴를 둘러 보았는데 이집에도 냉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얼마나 반갑던지... 그래서 서둘러 물냉면을 주문했다. 진주 냉면은 사실 비빔냉면이 따로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늘 물 냉면으로 먹었던 것 같다. 비빔밥과 막걸리의 조화도 좋지만 이런 의외의 주문도 참 매력적인 일이다. 그렇게 조금 기다리고 있다니 드디어 진주에서의 물냉면이 나왔다. 

 

어? 그런데 비주얼이 전에 먹었던 진주냉면과는 아주 거리가 멀어 보였다. 뭐지? 이건 완전히 평양냉면의 비주얼인데 말이다. 식당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자신들은 진주냉면을 팔지 않는단다. 원래부터 이렇게 평양냉면식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음... 이러면 또 한 번 즐거워진다. 개인적으로 냉면은 무조건 평양냉면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여기서 만나다니 말이다. 먹어보니 깊은 맛이 나는 동치미 국물이었다. 아주 깊은 맛이 나는 것이 서울의 오리지널 평양냉면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그런 맛이었다. 이런 것을 두고 횡재라고 하는가 보다. 역시 이날 진주에 오길 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