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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춘천 소양강 댐 근처에는 막국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춘천시 신북읍 샘필드 카페

by jeff's spot story 2024. 12. 30.

꼭 춘천에 가지 않더라도 우린 일부러 춘천 근처로 돌아간다. 이유는 단 한가지 인생을 걸고 먹어야 하는 막국수집이 있기 때문이다. 이름하여 '샘밭막국수' 집이다. 벌써 십 수 년 넘게 다니고 있지만, 아직도 이집만한 집을 보지 못했다. 이 정도 다녔으면 주인장이 알아 볼 법도 하지만 우린 정말 가끔 가니까 그렇지는 않다. 처음 갔을 때 막국수 한 그릇의 가격이 5천원인가 6천원인가 그랬다. 이젠 가장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이집도 9천원이다. 물가가 겁나게 오르긴 했다. 원래 샘밭막국수 집 바로 옆에는 닭갈비집이 있었다. 하지만 막국수만큼 장사가 되지는 않았나 보다. 

 

그렇게 2~3년 정도 운영하던 닭갈비집이 없어지고 한동안 비어 있더니 이날 가봤더니 떡 하니 카페가 자리를 잡았다. 막국수 먹은 영수증을 보여주면 할인이 된다는 것으로 보아 같은 집안네 인 것 같다. 이름은 샘필드라는 곳이다. 실내에 들어가면 카페라는 느낌보다는 빵집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 곳이다. 꽤나 넓은 홀은 좀 이상하게 배치를 해서인지 엄청 널널하게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다. 왜 이렇게 공간을 낭비했는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손님들이 막차 타러 오는 사람들처럼 몰리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을까?

 

말 그대로 형형색색의 맛나보이고, 화려한 빵들이 중간에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마치 "빵을 사지 않으면 여길 지날 수 없다!" 이렇게 엄포를 놓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막 막국수로 배를 채운 우리 눈에 빵이 들어올리 없다. 그대로 패스~ 여긴 커피 값이 좀 센 편이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메리카노가 5,000원이 넘었던 것 같다. 암튼 할인도 된다 하니 부담없이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식후 여유를 즐기기로 했다. 여행 중에 만나는 맛난 식당과 분위기 좋은 카페는 일종의 행운이다. 

 

요즘 우리는 수많은 커피숍 중에서 텐퍼센트 라는 집에 꽂혀 있다. 거기서 파는 다크 아메리카노가 우리 입맛엔 제일 잘 맞는다. 텐퍼센트 라는 브랜드도 저가형 커피숍인데 원두를 사려고 했더니 그것은 많이 비싸더라는... 그래서 그냥 카페에 찾아가서 홀짝거리면 마시고 있다. 그런데 이집이 바로 그 시청 앞의 텐퍼센트에서의 다크 아메리카노 비슷한 맛이 났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이집이 조금 산미가 섞여 있다는 정도이다. 텐퍼센트의 2,000원 짜리와 여기와 맛에선 큰 차이가 없었다. 그래도 여긴 고급진 분위기가 아닌가... 거기에다 여긴 춘천이다. 

 

손님이 별로 없어서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장사가 안 되면 좀 위험하지 않을까? 요즘 자영업이 정말 힘들다는데 남의 일이 아니다. 어쨌든 우리는 이곳에서 여행의 피로도 풀고, 릴렉스도 하고 그렇게 막바지 휴식을 취했다. 여행이 주는 순기능은 바로 이렇게 에너지를 충전해 준다는 것이다. 이상하지... 그렇게 차를 타고 돌아다니는데 오히려 재 충전이 되다니 말이다. 맛난 커피 한 잔 만으로도 충분히 여행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던 그런 멋진 카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