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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해장으로도, 밥으로 너무 든든하고 고소한 순두부정식, 강릉시 초당동 초당훈이순두부

by jeff's spot story 2024. 12. 29.

강릉에 커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순두부도 있다. 초당 순두부라는 고유명사에서 알 수 있듯 강릉시 초당동에는 순두부 식당 거리가 있다. 그것을 알고 갔다. 하지만 과연 어딜 갈 것인가? 우리는 정말 순수하게 감으로 이집에 갔다. 이름은 초당훈이순두부 라는 집이다. 순두부에 별다른 레시피가 있겠는가 하겠지만 실제 그렇지 않다. 집집마다 순두부맛이 다르다. 레시피도 다르다. 그러니 정식의 맛도, 구성도 다르다. 맛이 있을까는 별개의 문제로 하더라도 아무튼 순두부 거리라 해도 집집마다 다르다는 것...

 

식당은 꽤나 넓었다. 이른 아침인지라 손님이 많지는 않았다. 종업원들은 한국말이 서투른 외국인들이었다. 강릉도 인력 상황이 그럴 수 있다. 요즘 대한민국 어딜가나 비슷한 상황이긴 하다. 우리는 매운 맛이 난다는 순두부짬뽕과 순두부백반을 주문했다. 짬뽕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매운맛이 강한 메뉴일 것이다. 가게 이름에서 짬뽕을 강조하는 것을 보면 이집도 그냥 순부두백반보다는 짬뽕에 더 자부심이 있는 집인 것 같다. 아침엔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예전에도 순두부가 들어간 짬뽕을 맛나게 먹은 적이 있다. 

 

가격이 비싼 편은 아니지만 밑반찬은 꽤나 나왔다. 신기한 것은 이중에서 가장 흔한 깻잎조림이 너무 맛이 좋아 두 번인가를 더 갖다 먹었다는 것... 짬뽕은 역시 색이 강렬했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 그리 맵지 않았다. 오히려 구수하면서 매운 맛이 약간 곁들여지는 느낌 그런 것이었다. 같이 나온 콩비지가 신의 한수였다.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제대로 된 콩의 진심이었다. 맑은 국물의 두부는 부드러우면서 고소하고, 짬뽕은 매우면서 부드러운 맛이 조화를 이루는 훌륭한 조합이었다. 아침이지만 해장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전체적으로 두부의 맛은 잘 살리고 양념은 푸짐한 그런 괜찮은 구성이었다. 아침이지만 술 한 잔이 생각날 정도로 아주 좋은 맛이었다. 전혀 기대치 않았다가 이런 행운처럼 맛난 음식을 먹게 되면 기분이 참 좋다. 한참을 돌다가 들어간 집인데 우리의 선택은 아주 탁월했다고 볼 수 있다. 간단하게 먹는다는 아침상 치고는 아주 황송할 정도로 많은 반찬과 밥이었다. 두부는 몸에도 좋은 음식이라 하니 이런 밥을 먹으면 전날 무리한 약간의 안 좋은 상황이 상쇄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아는 순두부찌개와도 다른 맛이다. 보통 순두부찌개는 양념이 강하고, 밥을 말아 먹기엔 좀 부담스러운 법인데 여기 짬뽕은 아니다. 밥을 말아 국밥처럼 먹어도 될 정도로 아주 부드러운 맛이었다. 하얀 순두부는 간장으로 양념을 해서 먹는데 간간한 맛이 이것도 묘미다. 두부는 참 묘한 음식이다. 반찬도 되고, 안주도 되고 요즘엔 다이어트에 좋다하여 주식도 된다. 특히 여자들한테 좋다는 두부는 언제 먹어도 참 맛이 좋다. 아침에 만난 강릉의 두부는 더욱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