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하는 마음으로 기쁘게 먹는 국수 한 그릇과 김밥, 포천시 가산면 명성 잔치국수

우연히 가산면 사무소 앞에 갔다가 이집을 발견했다. 겉에서 보면 딱 카페 같아 보이는 식당이다. 들어가 보면 더욱 그렇다. 아마도 카페를 하다가 업종을 변경한 것 같다. 식당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이집은 잔치국수가 주력인 집이다. 명성잔치국수라는 상호에 더 맘이 끌렸다. 잔치국수는 말 그대로 잔치집에서 먹는 국수 아니겠는가? 기쁘고 행복하고 즐거운 잔치자리에 모두 둘러 앉아 맛나게 후루룩 먹는 잔치국수 말이다. 그런 흥겨운 자리를 한 그릇의 국수를 먹으면서 음미할 수 있다면 그것도 즐거운 일이다. 

 

아담하고 예쁜 실내 인테리어가 차 한 잔 해야하는 분위기였지만 어쨌든 우리는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그리고 김밥을 주문했다. 가격이 아주 착한 편인데 잔치국수는 6,000원 밖에 안 한다. 가성비에서는 일단 합격이다. 과연 맛은 어떨지... 음식이 나오는 구성을 보니 주인장의 성격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깔끔한 성격일 것이다. 국수와 김밥 구성은 언제나 성공적이지만 분위기까지 좋으니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식사라 하겠다. 첫 맛은 역시나 깔끔, 담백이었다. 비빔국수가 좀 새콤함이 강하다는 것 말고는 전체적으로 간이 세지 않고, 자연스러운 맛이라 하겠다. 

 

특이한 것은 아주 가느다란 소면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마치 함흥냉면의 면발을 먹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렇게 가는 면은 관리하기 힘들텐데... 그냥 일반적인 소면을 사용해도 될 것 같은데 말이다. 반찬도 맛나고, 국물이나 양념이나 훌륭했다. 김밥은 야채 김밥이라 했는데 이것도 그냥 집에서 식구들이 먹을 때 만들어 먹을 것 같은 아주 자연스러운 맛이었다. 요즘 김밥은 조미료나 설탕 또는 매운 양념을 너무 많이 넣는다. 그런 단짠맵이 싫은 사람들에게 아주 적합한 김밥이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역시 상호에서 알 수 있듯 비빔국수보다는 잔치국수가 더 나은 선택 같았다. 

 

간단한 분식이지만 자세히 보면 들어간 정성이 꽤나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잔치국수나 비빔국수의 고명은 분명 재료를 그냥 사다 넣은 것이 아니라 일일히 지단을 붙이고 잘라 넣은 것일 것이다. 김밥은 일부러 강한 양념을 쓰지 않고 요즘 잘 넣지 않는 시금치도 들어가 영양을 생각한 음식이라 하겠다. 단촐한 음식이지만 정성껏 만든 손님을 생각하는 주인장의 마음이 느껴지는 메뉴들이었다. 과연 이렇게 괜찮은 가성비와 분위기인데 손님은 그닥 많아 보이지 않았다. 아마 장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겠지?

 

조금만 더 알려진다면 웨이팅을 할 정도는 아니라지만 손님들이 꽤나 들락거릴 것 같은 곳인데 말이다. 맘에 드는 음식을 먹게 되면 주문처럼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제발 장사가 잘 되어라~ 그래야 다음에 또 와서 먹는다~ 하고 말이다. 여긴 그럴 정도의 가치가 있는 식당이라 할 수 있다. 가산면 사무소 바로 앞에 있으니 알려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국수 한 그릇이 주는 잔치같은 즐거운 한 끼로 속도 든든하고 맘도 편안한 점심이었다는 사실...